▲ 케인 양 HKAM 최고투자책임자(CIO)
 

(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최근 글로벌 금융사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홍콩 자산운용사 HKAM(HongKong Asset Management Ltd.)이 한국 자산운용사 인수를 검토하며 한국 운용시장 진출을 꾀하고 있다.

케인 양 HKAM 최고투자책임자(CIO)는 23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인수할만한 한국 운용사를 물색하고 있다"며 "운용사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증권사 인수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한국 운용사를 인수할 경우 HKAM이 가진 중국과 독일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 다양한 해외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을 만들어 국내 투자자들에게 공급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양 CIO는 "한국 운용사의 펀드는 국내 시장에 치중해 있는 경우가 많고, 해외 펀드라 하더라도 특정 국가나 산업에 초점을 맞춘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한국 금융사가 운용사를 인수하더라도 서로 전략이 비슷해 다양한 상품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HKAM은 해외 네트워크가 풍부해 국제 시장정보 습득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품을 만들고,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데 유리하다. 예를 들어 에쿼티 베이스 상품을 만든다고 가정했을 때 한국 운용사는 현대차를 한 바스켓에 넣겠지만 우린 현대차뿐만 아니라 일본, 중국 자동차 기업을 같은 바스켓에 담는 식으로 대외이벤트들에 대한 리스크 헷지가 가능한 상품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HKAM은 과거 원더풀론, 칸서스자산운용 등 국내 금융사 인수전에 몇 차례 참여했지만, 아직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HKAM은 1992년 설립돼 홍콩에서 기반을 잡은 자산운용사다. 중국계 호주인 재벌인 킹골드(kingold) 그룹의 차우 착 윙(周澤榮·Dr. Chau, Chak Wing) 회장이 대주주다. 킹골드그룹은 중국의 부동산 관련 10대 대기업으로 꼽히며, 부동산뿐만 아니라 금융과 교육, 언론분야에도 진출해있다.

HKAM은 최근 금융지주사로의 전환 작업을 추진하며 글로벌 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자회사로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리테일 은행 HKB Bank GmbH와 중국 리테일 은행 Guangdong Huaxing Bank 등이 있다. 최근 호주 시드니 투자은행도 인수해 대주주 승인 심사를 받고 있다.

내년부터는 합작사인 Hua Sheng Securities Capital(HSSC)을 통해 중국 증권시장에도 진출한다. HKAM은 지분 49%를 보유하고 있다.

HSSC는 현재 중국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를 허용하는 적격국내기관투자자(QDII)와 외국계 금융사의 중국 시장 투자를 허용하는 라이선스인 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QFII) 예비인가를 받았다. 현재 플랫폼 테스트 중으로, 올해 내로 본인가를 받고 내년부터 영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양 CIO는 "중국에서 QFII와 QDII 라이선스 두 개를 모두 받은 금융사는 우리가 세 번째"라며 "라이선스를 취득하면 중국시장에서의 인바운드, 아웃바운드 영업이 모두 가능해지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HKAM의 야심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2020년까지 홍콩과 한국 등 5개 국가에서 운용사를 보유하는 등 아시아 금융시장에서의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2020년 목표 운용자산(AUM)은 800억달러(약 91조원)다.

양 CIO는 "기존 선진국 시장에서는 더는 높은 수익을 올리기 힘들고 결국 신흥시장에 기회가 있다고 본다"며 "신흥시장에 투자하는 곳은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이 아니라 신흥국의 성장 과정을 직접 겪어온 다른 신흥국가들이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다음에는 일본에 진출할 계획으로,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선진국 자본이 빠져나간 자리를 HKAM이 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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