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우리은행이 우리종합금융의 증권사 전환과 증자, 증권사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초대형 투자은행(IB)을 키운다. 금융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면서 비은행 부문의 수익성을 높이는 차원이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23일 "증권사 설립을 위해 우선 우리종금의 종금업 라이선스를 증권업을 전환할 것"이라며 "이후 유상증자와 증권사 M&A 등을 통해 몸집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IB 정도는 돼야 우리은행의 규모에 걸맞다"고 했다.

우리은행이 우리종금을 증권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은 증권업 라이선스를 새로 얻기보다 종금업 라이선스를 증권업으로 전환하는 쪽이 금융당국의 승인을 얻기 쉽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종금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활용하면 적은 비용으로 금융투자업권의 리테일 고객을 공략할 수 있다고도 보고 있다.

증권사 M&A는 소형사보다는 중·대형사 위주로 추진할 전망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KB금융이 지난해 현대증권을 인수하면서 요새 신한지주를 이긴다는 얘기가 나오는 등 재미를 많이 봤다. 우리은행도 KB나 신한 등 다른 금융지주와 경쟁하려면 대형사를 인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 씨에게 뇌물을 제공하거나 주기로 약속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데 따라 삼성그룹의 대형 M&A가 현실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매물로 나온 하이투자증권 인수에는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우리은행은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하이투자증권 지분 85.32%를 인수하기 위해 IMM 프라이빗에쿼티(PE)가 구성하는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것을 검토했다. 그러나 IMM PE가 높은 매각가를 이유로 인수 의지를 접으며 우리은행의 지분 투자도 이뤄지지 않을 확률이 높아졌다.

과거 14개 계열사를 거느렸던 우리은행은 민영화 추진 과정에서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 등 비금융 자회사 6개와 광주은행, 경남은행 등을 매각함에 따라 현재 우리카드와 우리종금만을 자회사로 갖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농협금융지주가 지분 38%를 9천500억원에 인수해 NH투자증권으로 사명을 바꿨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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