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회사채 금리가 완전하게 상승세를 전개하면서 향후 회사채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기업들의 부담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이는 미국에서 금리가 인상된 가운데 국내에서도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서서히 제기되면서 국고채 금리가 상승세를 연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금리 상승 폭은 크지 않지만, 당장 다음달까지 6조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를 앞둔 만큼 회사채 발행기업들도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연합인포맥스 시가평가 매트릭스 일별추이(화면번호 4789)를 보면 전일 기준으로 3년만기 'AA-'급 회사채 수익률은 연 2.253%를 나타냈다. 연저점을 기록했던 지난 2월 14일의 연 2.032%에 비해 22bp 이상 올랐고, 연초보다도 14bp 상승했다.

더욱이 이달 들어 회사채 수익률은 연 2.28%로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회사채 수익률이 상승추세를 연출하고 있는 셈이다.







<올해 증협 최종호가 수익률 추이(국고3년, AA- 회사채3년)>



전문가들은 최근 회사채 금리 상승세는 미국에서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점쳐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덩달아 제기된 탓이라고 평가했다.

증권사 IB 관계자는 "작년 말에 이어 올 6월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했고, 경기지표들이 잘 나오는 상황에서 추가 금리인상도 배제하기 어렵다"며 "국내에서는 14개월 연속으로 기준금리가 동결됐으나, 국내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가계대출 부담과 경기회복 불확실성 등이 금리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해 왔지만 최근 국내 기업들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정부에서도 강력한 부동산정책을 내놓고 있어서 자칫 금리의 하방경직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하반기 차환용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는 기업들의 부담도 커졌다.

다른 증권사 부채자본시장(DCM) 관계자는 "기업들이 통상 한 달 전부터 차환을 준비하는 데 반해 올해 상반기에만 만기도래 예정물량의 70%가 선발행됐다"며 "발행금리가 상승하면서 이자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상반기 회사채 발행물량 대부분이 신용등급이 우량한 기업에서 나왔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회사채 발행물량이 이어질 경우 회사채 발행금리에 미치는 영향도 점차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추정됐다.

실제로 이날부터 올해 안으로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는 총 17조원에 달한다.

먼저, 에쓰오일이 발행한 회사채가 오는 28일 만기도래한다. 약 3천500억원 수준이다. 또 이달 29일과 내달 11일에는 현대제철과 연합자산관리의 회사채 3천억원과 3천4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당장 다음달까지 수요예측을 마치고 회사채 발행을 계획하고 있는 회사는 OCI와 롯데건설, 세아제강 등이 있다. 이들의 신용등급은 모두 A급이다.

OCI는 3년만기로 1천억원 규모 회사채를 내달 중순께 발행할 예정이다. 롯데건설과 세아제강은 각각 2년물과 3년물로 만기를 나눠 500억원의 회사채를 이달 말 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만기까지 한 달도 안 남은 상황이지만 일단 내부자금을 활용해서 회사채를 상환하고 향후 상황을 지켜보면서 회사채를 발행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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