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구본열 기자 = "포지션이 수익을 낼 확률이 50%, 손실을 낼 확률이 50%라면 제 때 손절매함으로써 손실 규모를 줄이는 것이 결국 수익을 내는 길입니다"

과거 경험을 통해 손절매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IBK기업은행 최정연 대리의 말에는 오랜 고민의 흔적이 묻어났다.

최정연 대리는 23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손실이 난 포지션을 오래 들고 고민한다고 해서 상황이 달라지지는 않는다"며 "잘못된 포지션을 과감하게 정리할 수 있어야 딜러로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 딜링룸에는 최 대리를 포함해 3명의 FX 프랍딜러가 근무하고 있다. 각자 분야를 한정하지 않고 달러-원 스팟, 이종통화, FX스왑 등을 동시에 다루고 있다.

최 대리는 "한 사람이 다루는 업무 범위가 넓어 시장 변화를 빠르게 포착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 하우스의 강점"이라고 전했다.

달러-원 환율의 움직임이 글로벌 달러 흐름에 강한 연동성을 보이는 요즘 그가 자신감을 갖고 거래할 수 있는 이유다.

최 대리는 최근 통화 간의 연동 배경으로 주요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을 꼽았다.

그는 "주요 중앙은행의 테이퍼링 가능성에 해당 통화의 중요성이 커지자 다른 통화 및 원화가 그 흐름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하반기에도 통화정책 정상화 이슈가 시장의 흐름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2010년 기업은행에 입사한 최 대리는 2년 반 동안 지점에서 근무한 뒤 2012년 하반기 딜링룸에 합류했다. 콥 데스크 업무와 지점 플로우 업무를 거친 뒤 2015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FX 프랍딜러 업무를 맡고 있다.

다음은 최정연 대리와의 일문일답.

--딜링룸을 소개해 달라

▲기업은행의 딜링룸은 외환선물환영업팀, 금융공학팀, 단기운용팀, 중장기운용팀, 자금운용기획팀 등 5개의 팀 총 40명의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단기운용팀에 FX 프랍, 주식, 채권 부문이 편성돼 있다. FX 거래를 함에 있어 주식이나 채권 시장의 동향을 중요하게 여기는데 같은 팀에 속하다보니 서로 소통하고 상황을 파악하기가 용이하다. 팀원들끼리는 자주 시장에 대한 뷰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다.

--이종통화를 거래할 때 어려움은

▲최근 이종통화 관련 프로그램매매가 많아지면서 종종 이유를 알 수 없는 움직임이 보인다. 특히 유럽 장이 시작할 때나 아시아 장에서 장이 얇을 때 파운드화에서 나타나곤 하는데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이기 때문에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또, 우리가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미해서 수급 상황을 파악하기가 힘든 면이 있다.

--가장 눈여겨보는 통화는

▲유로, 파운드, 캐나다달러, 호주달러 등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 놓인 통화들을 주목하고 있다. 통화정책 정상화 이슈가 하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이들 통화의 시장 영향력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해서다.

--글로벌 달러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향후 전망은

▲글로벌 달러 약세 추세는 한 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의 물가부진으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가 불확실해지고 있는데 다른 주요국들의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도 계속될 것으로 본다. 다만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각 통화가 절상되면 물가상승세가 둔화될 수 있어 달러 약세 정도는 제한될 것 같다.

--레인지 장세에 대한 대응은

▲달러화가 크게 강세를 보이거나 약세를 보이지 않을 때는 한 방향으로 포지션을 잡기 애매하다. 그래서 여러 통화를 동시에 거래해 제한된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을 종종 사용한다. 예를 들어 유로화가 원화보다는 달러화에 강세를 보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판단되면 유로-달러와 달러-원을 동시에 롱을 잡는 식이다. 달러를 제외하고 다른 통화끼리 거래하는 셈이다. 보통 여러 통화를 섞어서 사용한다.

--본인의 트레이딩 원칙은

▲빅이벤트 결과보다는 빅이벤트 바로 전의 움직임에 더 베팅하는 편이다. 특히 시장 참여자들의 생각을 파악하고 여기에 베팅하려고 노력한다. 브렉시트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 빅이벤트의 경우 결과와 그 후의 방향을 예측하기 어렵지만, 그 전까지의 방향은 시장 참여자들의 생각이 어느 정도 일치해서다. 브렉시트 선거일 전까지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계속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불확실한 빅이벤트 영향보다는 그 전까지의 방향을 맞추기가 용이하다고 판단해 주로 베팅한다.

bykoo@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