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보험사들이 장기 국채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국고채 20년물과 30년물의 금리가 역전됐다.

채권시장 일각에선 이 같은 수급 상황에 기대 국고채 50년물 추가 발행 여건이 무르익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23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주체별 장외채권 잔고 화면(화면번호 4260)'에 따르면 8월 중 보험사들의 10년 이상 장기 국채 일평균 순투자액은 1천682억 원 규모다.

전월의 1천90억 원을 큰 폭 웃도는 수치다.

보험사들의 장기 국채 순투자액이 이처럼 늘어난 이유는 장기 부채와 자산 간 듀레이션을 매칭하려는 수요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50년물 국고채 발행에 공백이 생기면서 보험사들이 차선책으로 30년물에 대한 투자를 늘렸고, 이로 인해 국고채 20년물 금리가 30년물 금리를 웃도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전일 기준으로 국고채 20년물 금리는 2.372%, 30년물 금리는 2.369%다.

이런 상황은 시장에 장기 국채 수요가 강하게 형성돼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이와 관련해 국고채 50년물 추가 발행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통상 20년과 30년 구간의 금리 역전 때 국고채 50년물 발행 계획이 구체화했고, 기획재정부가 올해 국고채 50년물을 1조 원 안팎 규모로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혀놓고 3월에 2천190억 원어치만 발행한 점 등이 이런 관측의 근거다.

다만, 기재부가 발행 규모와 관련해 당초 계획을 수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상반기 국고채 50년물 입찰 결과가 부진했던 데다 목표액을 채우기엔 남은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김지만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50년물 국고채에 대한 수요는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조만간 추가 발행 계획이 잡히겠지만, 당초 목표치를 채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올해 3월에 있었던 국고채 50년물(국고01500-6609) 경쟁입찰에선 2천190억 원이 가중평균금리 2.225%에 낙찰됐다.

입찰에는 총 2천210억 원이 응찰했다. 응찰금리는 1.900~2.240%에 분포했다.

당시 시장에선 국고채 50년물 흥행 부진은 향후 금리 상승을 예상한 보험사들의 실수요 미달에 원인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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