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채권시장의 변동성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아진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시장이 제대로 된 가격 설정 기능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된다.

23일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에 따르면 미 국채시장의 가격 변동에 대한 투자자 기대치를 나타내는 MOVE지수는 이달 초순 역사상 최저 수준인 46.9까지 내려앉은 뒤 최근까지도 큰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시장 참가자들이 방향성을 잡지 못하며 짙은 관망에 빠진 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 가지 원인으로 국채 시장의 주요 동력중 하나인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지금까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빠른 금리인상을 유도해 채권시장에 압력을 줄 만큼의 물가 상승 조짐이 없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WSJ는 "다만, 역사를 돌아볼 때 이런 침묵 기간은 지속하지 않는다"며 "애널리스트들은 침묵에 익숙해진 채권시장이 곧 닥칠 가격설정오류(mispricing)의 리스크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고 지적했다.

연준이 연내로 거대 규모의 보유 자산 축소를 개시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재닛 옐런 의장의 임기 말에 후임자 교체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WSJ는 "(여름과 같이) 무난한(drama-free) 가을은 기대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BOA메릴린치도 "(채권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시장에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최악에는 2013년 테이퍼 텐트럼과 2015년 8월 글로벌 매도세와 같이 투자자들은 채권과 주식의 동시다발적 매도세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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