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일본 개인 FX마진 투자자인 '와타나베 부인'들이 엔화 강세 흐름에 제동을 거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신문은 와타나베 부인들이 엔화 상승 국면에서 시세 흐름과 반대되는 전략을 취하면서 포지션이 엔 매도·달러 매수로 기울었다고 전했다.

FX업체 9곳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달러-엔 미결제약정 가운데 달러 매수 포지션이 차지하는 비중은 75.1%로 1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신문은 지난 11일, 18일, 21일 108엔대 중반에서 달러-엔 하락세가 주춤해졌던 배경에는 와타나베 부인들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올해 4월에 기록한 연 최저치인 108.13엔을 의식했다는 것이다.

오카산온라인증권 다케베 리키야 투자정보부장은 "단기적으로 (엔화 가치가) 108엔에서 천정을 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와타나베 부인들이) 엔화 매도에 나섰다"고 말했다.

지난주 달러-엔은 주 초 108엔대로 하락했다가 상승세로 돌아서 주 중반 한때 110.95엔을 기록했다.

가이타메닷컴종합연구소의 칸다 다쿠야 조사부장은 그러나 "111엔대에서 이익 확정을 노리던 투자자들이 많아 포지션 정리에 따른 엔 매수·달러 매도는 별로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기준 달러 매수 미결제약정 규모는 45억5천만 달러로, 지난 11일 47억1천만 달러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신문은 현재 달러-엔 환율이 109엔대에서 추이하고 있는 만큼 엔화 환매수 기운이 별로 강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다만 니혼게이자이는 한미 합동훈련이 31일까지 이어지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도카이도쿄조사센터의 시바타 히데키 금리·환율 전략가는 북한 도발 행위에 대한 우려가 피어올라 시장이 관련 뉴스에 반응하면 엔화 강세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여기에다 미국 정치 불확실성도 이어지고 있다.

이에 비해 그동안 쌓은 포지션으로 인해 개인의 추가 엔화 매도·달러 매수 여력은 부족하다.

신문은 일부 와타나베 부인들이 엔화 강세가 더 진행될 것이라는 경계감에 엔 매도 목표 수준을 엔고 방향을 바꿨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엔고를 막을 방파제가 약화됐다고 우려했다.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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