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지난 6월 말부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채금리와 유로화 가치가 급등하기 시작했지만, 국채금리와 달리 유로화 가치만 고공비행하는 배경에는 유로존이 아니라 미국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각) 분석했다.

앞서 6월 말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테이퍼링(자산매입 규모축소)을 시사한 뒤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금리와 유로화 가치는 동시에 가파르게 치솟았다. 독일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2015년 초 이후 최고치인 0.6%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7월 중순을 기점으로 독일 국채금리는 하락세로 돌아서 한 달 사이 0.2%포인트 가까이 떨어졌지만, 유로화 가치는 여전히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들어 유로화 가치는 미국 달러화 대비 12% 가까이 올라 1유로당 1.175달러 수준에서 거래되는 상황이다. 영국 파운드화 대비 유로화 가치도 지난 7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WSJ은 "ECB는 유로화 가치가 이처럼 고점을 유지하고 있는 것에 우려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이 흔들리면서 안전자산인 국채로 자금이 대거 몰렸기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인 설명이지만 더 핵심적인 원인은 유로존이 아닌 미국의 불확실성이라고 지적했다.

WSJ은 미국 정국이 불안한 데다 인플레이션 둔화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고수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지면서 유로화 가치가 떨어질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점을 고려했을 때 미국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워싱턴 정쟁이 경제성장을 저해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있어야 미국 달러화 가치가 반등하면서 유로화 가치도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이 때문에 이번 주 미국 잭슨홀에서 열리는 회의에선 드라기 총재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입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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