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죄 관련 법원 선고 공판을 앞두고 삼성물산의 주식·채권에 투자하는 투자자들도 긴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최대 주주인 삼성물산의 지위와 실적 등이 직접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참가자들은 삼성물산의 펀더멘털이 견고하지만, 예단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24일 연합인포맥스의 주식 종목시세 일별 추이(화면번호 3121)를 보면 이번주 들어 전일까지 삼성물산의 하루 평균 주식 거래대금은 293억9천4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1일에는 거래대금이 173억원까지 떨어지며 4개월래 최소로 축소됐다. 주가는 13만3천원 내외에서 좁게 등락했다.

이달 삼성물산 주식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364억원 수준이다. 올해 현재까지는 하루에 평균 584억원의 거래대금이 오갔다. 주가가 계속 밀려 12만원선에 턱걸이하던 작년 12월과 올해 1월에도 일평균 거래대금은 500억원을 넘겼으니 현재의 관망세를 짐작할 수 있다.







채권시장 투자자들도 삼성물산에 손을 대지 않는 모습이다. 삼성물산이 발행한 채권은 지난 8일부터 거래가 없다가 이번주에 4건의 거래가 나왔는데 금융사들끼리의 교환거래 성격이 짙었다. 21일의 거래는 규모가 최대 80억원을 넘지 못했는데 삼성물산 채권의 건당 평균 거래액은 115억원가량이다.

전일 거래된 '삼성물산101-2' 채권은 남은 만기가 내년 3월인 단기채권으로 투자 방향성과는 거리가 멀다. 이 채권은 작년 8월 이후 1년 만에 거래된 채권이기도 하다. 시장 관심 밖의 물건이라는 뜻이다.

이처럼 삼성물산 투자자들이 움츠러든 이유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공판과 관련이 깊다고 시장참가자들은 전했다. 특히, 특검이 이재용 부회장에게 재산국외도피 혐의 등을 양형기준으로 삼으며 징역 12년이라는 중형을 구형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중대한 사안인 만큼 시장참가자들은 삼성물산 투자에 대한 섣부른 판단을 피했다. 삼성물산의 실적은 개선세가 예상되지만, 실제 공판 결과와 삼성그룹 행보에 따라 적기에 대응하는 게 상책이라고 진단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삼성물산 채권은 건설채권으로만 보기에 사업 포트폴리오가 다양하고 신용등급이 높아 대기투자자들은 많은 편이다"고 말했다.

다만 "선고에 따라 합병이슈가 다시 사회적 문제로 불거질 수 있고 여론에 민감한 기관투자가도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물산은 주택부문의 높은 수주경쟁력을 여전히 보유 중이고 모든 사업부문이 안정화에 돌입해 목표주가를 18만원으로 보고 있지만, 선고의 영향이나 이에 따른 삼성물산의 그룹 물량 수주, 투자 문제 등은 섣불리 예상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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