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120원대에서 저점 낮추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참가자들의 시선을 모았던 잭슨홀 심포지엄이 뚜렷한 통화정책 발언 없이 끝났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긴축 발언은 물론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9월 자산축소 관련 언급도 없었다.

두 사람의 발언에 집중하던 금융시장은 김이 빠진 분위기다.

서울환시는 여전히 유럽 긴축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이번에 구체적인 발언이 나오지 않으면서 달러 약세를 그대로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돌발 발언이 나오지 않은 사실이 오히려 투자 심리의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잭슨홀 심포지엄에서는 간혹 산책 사진이 도마 위에 오르곤 한다.

드넓은 들판을 배경으로 한 이 사진에는 종종 그해 잭슨홀 회동이 열리는 시점에 시장의 주목을 받는 중앙은행 주요 인사들이 담겨있다.

이들의 표정이나 배치 등으로 회동의 분위기를 짐작하는 시장 참가자들도 있다.

올해 잭슨홀 회동에서 주로 시선을 받은 산책 사진에는 옐런 의장과 드라기 총재,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세 사람이 서 있다.

옐런 의장과 드라기 총재는 마주 보고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한편 구로다 총재는 나 홀로 미소 짓고 있다. 가운데의 옐런 의장은 구로다 총재를 등지고 드라기 총재 쪽으로 몸을 돌린 상태다.

완화적 통화정책의 대표주자 세 사람이 보여주는 사진의 구도는 현 상황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특히 옐런 의장과 드라기 총재는 이번 회동에서 미리 손발을 맞춘 듯 통화정책에 대한 어떤 발언도 내놓지 않았다.

올해 잭슨홀 산책 사진은 향후 미국과 유럽은 같은 긴축 노선을 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

지난해 잭슨홀 회동의 산책 사진에서는 옐런 의장과 스탠리 피셔 연준 부의장,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 세 사람이 모여 들판을 배경으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여줬다.

미 연준이 저성장이 장기화되면서 "완화적 통화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고민을 내비친 2016년 잭슨홀 회동의 성격을 반영하는 사진이었다.

물론 잭슨홀 회동에서 공개된 몇 장의 사진만으로 회동 분위기를 100% 가늠하기는 어렵다.

그런데도 미국, 유럽, 일본의 완화정책에 대한 각국의 스탠스를 추정할 수 있다.

서울환시는 이날 달러화가 1,120원대 초반으로 하락하면서 달러 약세를 반영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유럽의 긴축 스탠스는 당분간 달러 약세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주말 동안 북한 리스크가 불거졌지만, 영향은 제한적이다. 북한이 지난 26일 동해 상으로 단거리 발사체 3발을 쐈음에도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은 27일(현지시간) 북한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미사일 발사에 민감한 대응이 나오지 않으면서 투자 심리는 판단을 유보한 소강상태를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

이날 한국은행은 임시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를 한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환율은 하락했다.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1,121.50/1,122.00원에 최종호가됐다. 이는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25원)를 고려하면 전거래일 현물환종가(1,128.20원) 대비 6.20원 내린 수준이다. 저점은 1,121.00원, 고점은 1,126.00원이었다. (정책금융부 금융정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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