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원 평균연령 41→39세로 하향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우리은행이 젊어졌다.

최근 '전직지원 제도'를 통해 1천 명의 고연령층 직원들이 퇴사하면서 직원 평균 연령이 30대로 낮아졌다.

고연령층 직원들이 빠져나간 자리를 예년보다 두 배 많이 채용되는 신입 직원들이 채울 예정이어서 조직의 활력도도 높아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다만 대규모 직원들을 내보내기 위해 파격 조건의 보상을 내건 탓에 3천억원에 달하는 비용을 지출하면서 일시적인 실적 압박은 불가피하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전직지원제도 최종 대상자 1천여 명을 최근 확정했다.

대상자의 90%가량은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는 1963년생 이상이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 말 기준 우리은행의 임직원 수는 1만5천740명. 이중 올해 말 임금피크제 대상이 되는 1963년생부터 1965년생은 약 1천900명으로 전체 직원의 10%가 넘는다. 이들을 포함한 10년 차 이상 직원은 3천 명 정도다.

1천여 명의 직원이 내달 30일 자로 퇴사하면서 우리은행은 1963년생 이전 출생자 절반가량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이를 반영한 전체 직원들의 평균연령은 41세에서 39세로 낮아진다.

이로써 연령대별 인력 구조도 크게 달라진다.

지점장급에 해당하는 50대 이상 직원의 비중은 전체의 21%에서 15%로 6%포인트(p)나 감소한다.

40대 이상은 32%에서 33%로 1%p 늘어난다. 30대 이상도 35%에서 36%로 1%p 증가한다.

무엇보다 20대 직원 비중은 12%에서 16%로 4%p나 급증하게 된다.

올해 채용 인원을 지난해보다 배가 늘어난 600명 수준으로 확대한 게 주효했다.

내달부터 시작하는 하반기 신입 행원 공채와 ITㆍ디지털ㆍ스타트업 등의 분야에서 일할 경력 채용 등을 고려하면 연말에는 20대와 30대의 비중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력 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해 우리은행은 상당한 비용을 지출해야만 했다.

이번 전직지원제도 신청자가 많았던 것도 특별퇴직금을 포함한 '파격 조건' 때문이었다.

통상 19개월 치를 주던 특별퇴직금을 36개월까지 늘렸고, 재취업 지원금과 자녀 교육비 등 일시금 인센티브 항목도 대폭 확대했다.

결국 지난 2003년부터 전직지원제도를 시행한 이후 가장 많은 직원이 퇴사를 결심했다.

우리은행도 이처럼 많은 인원이 신청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우리은행이 이번 전직지원제도를 시행하면서 감내해야 할 비용은 3천억 원 수준이다. 대상자가 1천명인 것을 고려하면 1인당 3억 원 정도를 지급하는 셈이다.

일시적으로 실적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를 고려해 이광구 행장은 최근 기관투자자들과의 만남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시적으로 비용이 지출되지만, 내년부터는 인건비 등 판관비가 크게 줄어 결과적으로 실적에 더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경상이익이 크게 늘어나며 이익 체력이 좋아진데다, 상반기 실적도 좋아 일시적인 비용은 충분히 감내할만한 수준"이라며 "내부적으로도 인력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는데 이번이 좋은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간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상반기에만 1조1천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한 우리은행이 연내 2조 클럽 가입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다만, 3천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비용이 나가는 만큼 연간 당기순이익은 예상을 밑돌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사 금융담당 애널리스트는 "3천억 원의 비용이 올해 하반기와 연간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할수는 있겠지만 오히려 내년부터는 비용 절감 효과를 볼 것이다"면서 "KB금융지주가 지난해 희망퇴직을 통해 8천억 원을 들여 2천800명을 내보낸 게 주가 상승과 실적 개선 모멘텀으로 작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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