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는 장수명 주택이다. 100년 가는 아파트를 목표로 개발되는 장수명 주택은 재개발·재건축 등 투자대상으로 여겨지던 주택에 대한 인식변화도 촉발할 것으로 기대됐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에서 30년 이상 된 노후아파트는 342개 단지다. 강남구와 용산구에 각각 45개 단지로 가장 많고 뒤이어 영등포구(41개), 서초구(33개) 등이다. 이러한 노후아파트와 주택은 정부의 규제에도 서울의 주택 공급 부족이라는 우려에 계속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지방은 반대로 노후 주택의 가격이 급락하며 일대가 슬럼화 우려마저 나온다. 모두 주택의 수명이 길지 못한 탓이다. 안전성이 떨어지고 재해에 약하다. 리모델링 비용도 많이 든다.
기존 주택의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 장수명(長壽命) 주택이다. 장수명 주택은 콘크리트 피복두께를 30mm에서 40mm로 늘려 설계기준 강도를 10%가량 증가시켰다. 시간과 비용에 쫓겨 지은 아파트와 차별된다. 장수명 주택은 내구성에서 7개 항목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100년을 이어가야 하는 만큼 구조 변경에도 신경을 썼다. 기존 아파트는 벽식구조로 돼 구조 변경이 쉽지 않았다. 장수명 주택은 보 없이 바닥과 기둥만 있는 형태다. 가족 구성원에 어린아이가 많으면 넓게 공동으로 쓰는 방을 마련했다가 성인이 되면 각자의 독립된 공간으로 분리할 수도 있다. 주방과 화장실 등의 위치도 구애받지 않는다.
<장수명 주택 구조 변경 예시>
층간 소음 등에도 우수하다. 기존 주택은 벽이 바닥을 받치는 형태라 소음이 벽을 타고 아래로 전달됐다. 바닥에 있는 배수관도 소음의 원인이 됐다. 장수명 주택은 소음이 벽을 통하지 않고 층상 벽배관 구조로 소음 감소 효과가 뛰어나다.
배선과 배관은 용접하지 않아도 연결이 쉽다. 배관도 독립돼 교체할 때도 주변 집주인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
김수암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비용절감형 장수명 주택 연구단장은 "강도 높은 지진에 대한 내진 설계는 물론이고 편의성도 갖췄다"며 "기존 주택 대비 리모델링 비용이 20~30%는 낮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장수명 주택은 세종 행복도시 2-1생활권 M3블록 등에 도입됐다. 역대 최고 분양가를 경신한 대림산업의 '아크로 서울포레스트'도 100년 주택을 내걸었다. 장수명 주택 연구단은 올해 장수명 주택에 대한 홍보설명회를 여는 등 저변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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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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