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국내 증시가 고공 행진을 하면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수익률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13일 금융투자협회와 은행권에 따르면 출시된지 3개월이 지난 25개 금융회사의 203개 일임형 ISA 모델포트폴리오(MP) 출시 이후 누적수익률은 4.15%로, 지난해 6월 공시를 시작한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

14개 증권사에서 출시한 일임형 상품 128개의 평균 수익률은 4.91%로 작년 말 2.07%에서 약 2.5배 올랐다. 작년 첫 공시 당시 103개 상품의 평균 수익률(1.3%)과 비교하면 무려 4배에 가깝다.

11개 은행에서 취급한 일임형 75개 상품의 평균 수익률도 2.85%로 작년 말(0.41%) 대비 7배 상승했다.

ISA 수익률에서는 증권사가 은행보다 압도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평균 수익률이 2배 이상 차이 나고, 포트포리오별 최고 수익률만 따져보면 그 차이는 더 벌어진다.

증권사가 판매하는 수익률 상위 5개 초고위험 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15.1%로 같은 기준의 은행 상품 평균 수익률(5.74%)의 2.6배에 달했다. 중위험MP와 저위험MP 평균 수익률도 증권사가 각각 6.40%, 4.39%인 반면 은행은 4.18%과 1.94%에 그쳤다.

대구은행의 고위험형 고수익홈런A형 MP 수익률 10.22%, 우리은행의 초고위험형 글로벌우량주ISA(공격형) MP 9.99%, 신한은행의 고위험형 P형 7.17% 등이 약진하고 있지만 증권사는 최고 수익률이 16%가 넘고 수익률 7%가 넘는 상품도 27개에 달한다.

게다가 은행 상품의 경우 IBK기업은행의 플러스모델포트폴리오형이 -0.64%를 기록하는 등 상품별 수익률 편차가 크다.

운용 역사가 짧은 은행이 증권사에 비해 좀 밀린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은행이 투자일임업을 시작한 것은 일임형 ISA가 출시된 지난 4월부터다. 은행들이 비이자 부문 수익 확대를 위해 자산운용을 미래 먹거리로 집중 육성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전문 운용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반면 증권사는 오랫동안 투자 노하우를 쌓아온 데다 일임형 ISA는 증권사가 운영하던 기존의 일임형 랩과 구조가 유사해 은행보다 유리할 수밖에 없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의 수익률 저조는 증권사보다 고객의 자산을 직접 굴리는 운용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며 "투자상품은 무엇보다 수익률이 가장 중요한데 고객도 이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도 운용 시스템과 인력 등을 갖춰 점점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며 "ISA가 5년 가입 상품인 만큼 장기적인 수익률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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