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사학연금이 성과 부진을 이유로 사회책임투자 펀드에 위탁한 자금을 전액 회수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학연금의 사회책임투자 위탁 운용 잔액은 현재 남아있지 않다.

사학연금 사회책임투자 금액은 2009년 105억 원에서 2011년 523억 원, 2013년 1천445억 원으로 늘었고, 지난해 말에는 2천124억 원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하지만 사회책임투자 펀드가 벤치마크를 지속해서 하회하자 7월 말께 사학연금은 모든 돈을 뺐다. 사학연금의 사회책임투자형 펀드 벤치마크는 코스피에 배당수익률을 더한 값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정보기술(IT) 중심의 대형주 장세가 이어지자 사회책임투자 펀드가 상대적으로 빛을 보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회책임투자 펀드는 기업의 재무적 성과뿐만 아니라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Environmental, Social, Governance)로 대표되는 비재무적 성과를 분석하고 반영해 투자한다.

사학연금은 펀드가 벤치마크를 밑돌아 내부 투자 기준상 돈을 뺄 수밖에 없었다며, 자금 회수가 사회책임투자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투자 유형과 기준 등을 정비하고 다양한 사회책임투자 방식을 고려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사회책임투자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어서 기관투자자들이 장기적 관점을 가지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공적연금(GPIF)과 미국 캘리포니아 공무원연금(캘퍼스), 노르웨이국부펀드(GPF)등 해외 주요 연기금들은 사회책임투자를 계속해서 확대하는 추세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국내외 사회책임투자는 시장 대비 초과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모건스탠리 전 세계 지수(MSCI ACWI)와 MSCI ACWI 사회책임투자(ESG) 지수를 비교했을 때 2008~2016년 중 2012년 한해를 제외하고 ESG지수가 MSCI ACWI 수익률을 넘어섰다.

코스피200과 국내 사회책임투자지수 중 하나인 'KRX 리더스 ESG150'을 비교해도 2010년부터의 누적 수익률은 ESG150지수가 코스피200을 앞섰다.

기관투자자들이 사회책임투자 벤치마크를 투자 스타일에 맞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한다고 해서 반드시 코스피를 벤치마크로 할 이유는 없다는 것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특성이 다른 펀드에 일반 주식형 펀드와 동일한 벤치마크를 적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새 정부 들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전 세계적으로 책임투자가 퍼지는 추세 속에서 책임투자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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