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28일 실형 선고를 받으면서 사회책임투자(SRI)를 지향하는 외국계 금융회사의 문의가 밀려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들 자금의 이탈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사회적 윤리, 환경 등의 영향을 고려해 투자하는 기관들도 최우선으로 여기는 게 기업 실적인 데다 이재용 부회장의 뇌물죄 문제는 알려진 이슈이기 때문에 영향이 미미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유엔(UN)의 책임투자강령(PRI·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을 준수하는 기관은 346개, SRI 펀드 규모는 약 700조원을 넘는다. 이 중 삼성전자를 담은 펀드는 12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들 기관은 UNPRI 원칙에 따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이슈를 주식 투자 과정에서 주요 원칙으로 삼는다.

이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된 이후 총수의 도덕성과 지배구조 문제로 외국계 자금이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속돼 왔다.

하지만 그간 외국인들은 지배구조 이슈보다는 반도체 업황 등 기업의 실적 전망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 보유율은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이 발표된 지난 25일 이후 전일까지 0.06%포인트 줄어드는 데에 그쳤다. 현재 지분율은 53.37%, 금액으로는 160조원이 넘는다. 지난 25일과 비교해도 3조원 감소한 정도다.

오히려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이 확정된 2월 17일 이후로 보면 지분율, 금액 모두 늘었다. 지난 2월 20일 기준 외국인의 지분율은 50.55%, 금액은 137조원 수준이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지배구조 이슈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거나 주가가 내리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민희 흥국증권 연구원은 "과거 재벌총수 구속이나 실형 선고 때 관련 그룹주가 출렁이기도 했으나 영향은 단기에 그쳤다"며 "오히려 올해 상반기 오너가 구속된 동안 삼성전자의 경영 실적이나 설비 투자 집행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뛰어났다"고 말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이재용 부회장의 구속과 총수 리스크는 이미 노출된 이슈다"며 "다수의 외국계 기관들이 문의해왔지만 실제로 삼성전자를 매도하려는 움직임은 그리 뚜렷하지 않다"고 전했다.

klk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