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과거 북핵 리스크가 발생할 때 코스피는 평균 5일 이내에 이전 수준으로 반등했지만, 미국의 강도 높은 대응이 이어질 경우 최대 10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4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는 과거 9차례 북핵 리스크 발생 후 하락했다가 평균 5거래일 이내에 이전 수준으로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핵 리스크가 발생한 당일 코스피는 평균 0.1% 내렸다. 1차 핵실험 때 영향이 가장 컸다.

북한이 1차 핵실험을 한 2006년 10월9일과 그 전거래일인 10월 4일 이틀간 코스피는 3.9% 하락했다. 당시 북한은 추석 연휴 전날인 2006년 10월4일 핵실험 방침을 발표한 뒤 거래 재개일인 10월9일 오전 핵실험을 감행했다. 이에 코스피는 1차 핵실험 직전 거래일인 2006년 10월4일 전 거래일보다 1.6% 떨어진 데 이어 핵실험 당일인 10월 9일에는 2.4% 급락했다.

이후 북한의 핵실험에 따른 코스피 하락 폭은 점차 줄었다. 가장 최근인 2016년 9월9일 북한의 5차 핵실험 당일에는 0.1% 하락하는 데 그쳤다.

반면 북핵 리스크 발생 후 영향은 5차 핵실험 때 가장 컸다. 코스피는 북핵 리스크 발생 후 5일간 평균 1.9% 하락했는데, 5차 핵실험 때는 3.5% 내렸다. 핵실험 이전 주가로 돌아가기까지 평균 5거래일이 소요됐는데, 5차 핵실험 때는 10거래일이 소요됐다. 1차 핵실험 때 다음 거래일부터 상승세로 돌아서서 5거래일 후 핵실험 전일보다 0.3% 오른 것과 대비된다.

전문가들은 북핵 등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증시 불안정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봤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센터장은 "이번 핵실험에 따른 충격은 이날 장 오전 내로 사라질 것"이라며 "어지간한 충격이 있지 않은 한 코스피가 2,300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이달 의회가 개회하고 중국은 오는 10월 당 대표 회의가 예정돼 있어 북한에 극단적인 반응을 하기는 어렵다"며 "과거 사례를 바탕으로 추정할 때 코스피는 6차 핵실험 여파로 2,300대 초반까지 하락한 후 5거래일 내 핵실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강화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강경 대응이 이어지면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지고 코스피 약세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김 연구원은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계속 고조되면 코스피는 2,200대 후반까지 하락 폭을 확대하고, 코스피가 6차 핵실험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기까지 10거래일 이상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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