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북한 리스크가 확대됨에 따라 코스피는 4일 개장과 함께 급락세를 나타냈다. 증시 전문가 대다수가 북한 핵실험 충격이 단기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 가운데 '코리아 패싱'이 장기적으로 국내 증시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장 전문가들은 북한 6차 핵실험의 여파로 증시가 단기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러면서도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한국 소외)'이 장기적으로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일 북한은 6차 핵실험을 단행하며 대륙 간 탄도 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이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미국 정부는 북한의 도발을 실질적 위협으로 간주하며 군사적 옵션도 검토하겠다고 밝히며 긴장 수위가 높아졌다.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은 북한과 미국 간의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코리아 패싱에 대한 불안감이 한국 내에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북한에 대처하는 상황에서 중국과 일본 등을 먼저 찾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 리스크를 미국과 일본이 자국 안보 문제로 여기게 되면 코리아 패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코리아 패싱이 현실화될 경우 단기 급락한 코스피의 회복은 더욱 더뎌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은행 소속의 한 증시 전략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현 상황을 정치적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현실적으로 북한을 제재할 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불안 수위는 재상승했고 각 나라의 입장 차이 속 코리아 패싱 우려는 커졌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도 "북한 이슈 이외에도 상장기업들의 이익 모멘텀이 부재한다는 점과 부동산 대책 등 정책 스트레스, 미국의 통화 정책 정상화 가능성, FTA 폐기 논란 등 코스피 부담 요인이 상당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금융시장에서는 복잡해진 역학관계 만큼이나 코리아 패싱 우려감도 높아 지수가 2,250까지 하락할 수 있다"며 "외국인 매도세가 격화될 경우 증시로의 대기 매수세가 유입되는 속도도 더욱 느려질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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