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북핵실험 여파에 1,130원대로 갭업한 후 제한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4일 연합인포맥스 통화별 등락률 비교(화면번호 2116)에 따르면 지난 1일 달러 대비 원화는 0.74% 약세를 보였다.

인도 루피화(INR)는 0.10%, 싱가포르달러(SGD)는 0.04%, 태국 바트(THB)는 0.03%, 홍콩달러(HKD)는 0.02% 약세를 보였다.

인도네시아 루피아(IDR)와 말레이시아 링깃(MYR)은 둘 다 보합세를 나타냈다.

◇북핵실험 여파에 달러 숏커버…학습효과 의식

주말을 지나면서 원화는 아시아통화 중 독보적인 약세를 보였다.

달러-원 환율이 1,130원대로 급등한 것은 글로벌 달러약세에 따른 숏포지션이 북핵실험 여파로 정리되면서 나타난 흐름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신규로 롱포지션을 구축하려는 움직임은 아직 크지 않다.

서울환시에서 북한 6차 핵실험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는 수차례 학습효과로 희석돼 왔다.

북핵실험 이후 다시금 주요국의 화해 분위기가 연출되면 달러 매도가 고개를 들 수 있다는 관측이 서울환시에 만연한 것도 이런 학습효과 때문이다.

서울환시에서 달러화는 북한 미사일 도발에 지난달 1,120원대부터 1,148.10원(8월11일 장중 고점)까지 고점을 높였다.

이후 미국이 대화 가능성을 내비치자 달러화는 빠르게 1,120원선으로 복귀했다.

북한 6차 핵실험 리스크가 불거졌을 때 달러화가 1,130원대에서 제한된 흐름을 보인 것도 어느 정도 예상가능한 수준으로 인식되고 있다.

◇신규 롱포지션 구축, 외국인 자금이탈이 관건

북한의 도발이 예전과 다른 수위를 보였음에도 패닉에 가까운 롱플레이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외국인 자금이탈이 두드러지지 않은 영향이 컸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북한의 도발로 북·미 갈등과 한반도 긴장이 다시 고조될 가능성에 해외투자자들이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노무라는 이번 핵실험이 기존 예상 시나리오를 뛰어넘는 것으로 당분간 외교적 해결은 제한적이며 미국의 군사개입 위험이 더욱 상승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한반도 긴장 고조가 외국인 자금이탈로 연결된다면 달러화가 추가로 상승할 여지가 생긴다.

국금센터는 "북한 리스크가 그동안 한국, 국제금융시장에 제한적으로 영향을 미쳤으나 최근 긴장 고조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증대될 수 있다"며 "북한의 핵실험에 국제금융시장은 위험회피 성향이 강화될 것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나타낼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단기 고점 1,140원대…"과감한 롱플레이 어렵다"

외환딜러들은 달러화 단기 고점을 전고점인 1,140원대로 열어뒀다.

그동안의 학습효과로 북한 리스크만으로 달러 롱포지션을 구축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외환당국이 24시간 모니터링 체제와 시장 안정을 위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내세운 것도 달러화가 상단을 높이기 어려운 요인 중의 하나로 꼽힌다.

딜러들은 북한 핵실험 여파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채권 자금 이탈이 나타날지에 주목하고 있다.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로 코스피가 하락했음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주식을 소폭 순매수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현재까지는 숏커버 요인으로 달러화가 올랐으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식, 채권 등을 매도하기 시작하면 달러 매수세가 유입될 수 있다"며 "하지만 자금 이탈에 따른 달러 매수가 아니라 북한 리스크만으로 롱포지션을 과감하게 쌓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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