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기획재정부가 이번 주 국고채 50년물 수요 조사를 시행하는 배경에 시장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발행 여건이 성숙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수요 조사를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을 가능성에 무게들 두고 있다.

◇ '초장기채 수급 여건 우호적' 관측

이상규 기재부 국채과장은 4일 국고채 50년물 발행과 관련, 이번 주에 수요 조사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과장은 "수요 조사 후 그 결과에 따라 발행 여부와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며 "국고채 50년물을 발행하게 될 경우 그 시점은 시장에서 보는 적당한 타이밍에 대한 의견 수렴 결과를 반영해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장은 또 발행 규모 역시 발행 시점의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책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재부가 이런 입장을 밝힌 것은 장기채 수요가 충분하다는 장내 관측이 나오고 있는 만큼 실제 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간 장내에선 보험사들이 장기 국채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국고채 20년물과 30년물의 금리가 역전됐다는 관측 등이 제기됐다.

50년물 국고채 발행에 공백이 생기면서 보험사들이 차선책으로 30년물에 대한 투자를 늘렸고, 이로 인해 국고채 20년물 금리가 30년물 금리를 웃도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는 게 골자다.

이날 장중 국고채 20년물 금리는 2.363%, 30년물 금리는 2.354%를 나타냈다.

이런 시장 상황 외에 기재부가 올해 국고채 50년물을 1조 원 규모로 발행할 계획이라고 밝혀놓고 3월에 2천190억 원 규모로 한 차례 발행하는 데 그쳐 더는 일정을 뒤로 미룰 수 없는 점도 이번 입장 표명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 50년물 발행 규모 수정 가능성은

채권시장 일각에선 기재부가 올해 국고채 50년물을 1조 원 규모로 발행한다는 당초 계획을 수정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상반기 국고채 50년물 입찰 결과가 부진했던 데다 목표액을 채우기엔 남은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게 이런 전망의 근거다.

시장 관계자는 "보험사와 연기금 등 엔드 수요는 불확실한데 딜러들이 초장기물 발행 가능성을 흘리면서 이익을 취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50년물 국고채에 대한 수요는 있을 것으로 판단되지만, 당초 목표치를 채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올해 3월에 있었던 국고채 50년물(국고01500-6609) 경쟁입찰에선 2천190억 원이 가중평균금리 2.225%에 낙찰됐다.

입찰에는 총 2천210억 원이 응찰했다. 응찰금리는 1.900~2.240%에 분포했다.

당시 시장에선 국고채 50년물 흥행 부진은 향후 금리 상승을 예상한 보험사들의 실수요 미달에 원인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었다.

h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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