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홍경표 기자 =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투자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이로 인한 포트폴리오 쏠림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주가 상승에 따른 평가 이익 증가로 전체 기금 포트폴리오 중 국내 주식 비중이 다른 자산과 비교해 과도해졌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이 주식 자산을 더는 늘리기 부담스러우며 대신 채권이나 대체자산에 추가로 자금을 집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5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국내 주식 자산은 약 124조 원으로, 전체 자산 중 약 20.9%에 달한다.

국민연금은 상반기 국내 주식투자에서 21.13%의 수익률을 내면서 벤치마크를 112bp 포인트 상회하는 실적을 냈다. 지난해 말 국내 주식 자산은 약 102조 원이었지만, 6개월 만에 약 22조 원이 늘었다.

지난 5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의결된 기금운용계획안에 따르면 올해 말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 목표 비중은 19.2%, 금액은 약 116조 원이다. 상반기에 비중과 금액 모두 목표를 넘어섰다.

여기에 내년 말 국내 주식 자산 배분 금액인 약 122조 원, 배분 비중인 18.7% 역시 이미 넘어섰다.

반면 국내 채권 자산은 상반기 말 약 285조 원(47.8%)으로 올해 말 예상금액 299조 원(49.5%)에 한참 못 미친다. 대체투자도 약 63조 원(10.6%)으로 목표 금액 72조 원(11.9%)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자산배분 방향 설정은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를 통해 이뤄진다. 실질적으로 액티브 운용보다 자산 배분에서 기금운용수익률이 판가름나기 때문에 국민연금은 장기적으로 자산배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민연금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 목표 비중보다 실제 주식 자산이 적어 연말에 추가로 자금을 집행했는데, 올해는 정반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포트폴리오 비중 부담에 채권이나 대체투자 포트폴리오 쪽에 추가 자금을 집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목표는 실제와 차이가 날 수 있지만, 내년 말 국내 주식투자 비중도 18.7%로 줄어드는데 20%가 넘는 국내 주식 비중을 그대로 가져가기는 무리가 있어서다.

올해 연말 예상 국민연금기금 자산은 605조 원가량인데, 지금부터 주식 포트폴리오가 늘어나지 않는다고 가정해도 국내 주식 비중은 20.5%가 된다.

다만 부족한 채권 포트폴리오를 대규모로 매집하기에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수익률이 낮아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또 대체투자는 물건을 찾기 쉽지 않고 밸류에이션 부담도 있어 국민연금의 고민은 커졌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코스피 활황에 국민연금 주식 포트폴리오가 상반기에만 20조 원 이상 늘었다"며 "채권이나 대체자산에 자금을 더 집행하는 것이 수순이겠지만, 채권시장이 약세고 대체자산은 이미 많이 가격이 오른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kph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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