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정부가 8·2 부동산 대책 한 달 만에 추가 규제지역을 선포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와 대구 수성구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했다.

분당은 기존 투기과열지구를 제외한 나머지 행정구역에서 평균 아파트값이 가장 비싼 곳이다. 대구 수성구는 수도권 이외 지역에서 최고가다. 입지와 주거환경이 뛰어난 곳에 수요 누르기가 효과를 거둘지 우려되는 이유다.

5일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5억9천759만원으로 집계됐다. 분당구의 아파트 중위가격은 6억1천만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서울(평균 5억8천282만원·중위 5억4천685만원) 보다 높다. 경기도 내에서는 과천 다음이다. 서울과 과천이 모두 지난 8·2 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에 들어갔고 다음으로 집값이 제일 비싸던 분당이 이번에 포함됐다.







<8월 전국 주요 지역 아파트값 평균·중위가격 순위(자료: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

대구 수성구는 8월 평균 아파트값이 3억6천974만원이다. 용인시 수지구, 광명시, 하남시, 안양시 동안구 등에 밀렸지만, 비수도권 중에서는 최고다. 중위가격으로는 하남시까지 앞질러 순위가 높아진다.

국토교통부는 분당과 수성구를 추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한 근거로 지난달 지역별 주택가격 변동률을 내세웠다. 분당(2.10%)과 수성(1.41%)이 나란히 1위와 2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결과적으로는 남은 지역 중 수도권·비수도권에서 가장 집값이 높은 지역을 잡는 모양새가 됐다.

집값도 수요·공급의 법칙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 수요가 탄탄한 곳은 비싼 가격을 매긴다. 분당은 기업이 대거 옮겨가면서 수요가 급증했고 대구 수성구는 교육과 교통·금융·문화 인프라가 어우러져 주거환경이 서울의 강남 못지않다.

이동현 KEB하나은행 부동산자문센터장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곳은 과거에도 투기라는 말이 나왔고 항상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는 곳이다"며 "분당은 강남 규제의 반사효과로 청약경쟁이 심했고 대구 수성구는 전국적으로 자금이 모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도 투기과열지구가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온다는 건 생각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실수요자도 선호하는 지역에 순차적으로 규제가 발동하는 셈이다. 무리하게 집값을 누르면 장래에 가격 왜곡과 수급 불균형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투기과열지구에 조정대상지역, 집중 모니터링 지역 등을 더하면 도심권 대다수가 들어가게 된다"며 "주택시장에 진입하는 문턱이 규제 완화 이전보다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청약경쟁률, 주택담보대출과 함께 정비사업도 부진해지면 공급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수급불균형의 단초가 될 수 있는데 주거복지로드맵으로 얼마나 균형을 맞추느냐가 관건이다"고 말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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