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6일 서울채권시장은 북한 리스크에 미국 국채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한 영향과 외국인의 매매 흐름 사이에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뉴욕금융시장은 북한의 핵실험 이후 전일 처음으로 거래가 이루어졌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두드러졌다. 미국 10년물은 10.7bp 급락한 2.0604%까지 내려왔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요 주가지수도 급락했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34.25포인트(1.07%) 하락한 21,753.31에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수도 1% 가까운 하락을 기록했다.

뉴욕금융시장이 화들짝 놀란 반면 한국 CDS 프리미엄이나 차액결제선물환(NDF)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였다.

한국 5년물 CDS 프리미엄은 67.67bp로 전일 대비 3.41% 올랐다. 직전 고점인 70.19bp에는 미치지 못했다. 전 거래일 8% 넘게 올랐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매우 큰 편은 아니다.

NDF 1개월물은 1,132.4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2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31.10원) 대비 1.55원 오른 셈이다.

이런 현상들을 종합해보면, 뉴욕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것은 주가와 채권금리가 이틀 치를 한꺼번에 반영했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한대성 북한 제네바대표부 대사는 군축회의에서 "최근 방어 차원의 조치는 미국에 주는 선물"이라며 "미국이 계속 압박하면 추가로 선물을 보내겠다"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 북한 대사가 언급한 의도와는 다르지만, 금융시장은 선물을 얻을 기회가 제공된 셈이다.

한국 금융시장이 북한의 선물을 향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졸지에 당사국이 된 한국은 글로벌 안전자산 선호보다는 외국인의 매매동향에 더욱 주목해야 하기 때문이다.

외국인도 북한 리스크가 서울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명확한 판단을 내리지는 못한 듯하다. 지정학적 우려가 크게 불거진 8월 이후 외국인의 국내 채권 현·선물 매수 분위기는 주춤해지긴 했다. 그렇다고 채권을 대량으로 매도하는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다.

대외 우려를 배제하고 서울 채권시장에서 가장 주목하는 이슈는 단연 초장기물 발행 규모와 시기다. 정부가 북한 리스크에도 과감하게 50년물 발행 관련 수요조사를 했다. 특히 PD는 북한 리스크에 따른 시나리오 설정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의 초장기물 수요조사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날 정부의 조기상환(바이백)이 예정돼있다. 전일 외국인이 국고채를 5천억 원 넘게 사들였는데, 정부가 바이백하는 종목인 8-5호와 13-5호다. 바이백이 연말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까지도 나오는 상황에서 외국인마저 바이백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하고 있다는 것을 서울 채권시장은 어떻게 해석할지도 관건이다. 적어도 외국인이 북한 리스크에도 국내 채권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1.37달러(2.9%) 상승한 48.6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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