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달러화에 위안화를 사실상 고정한 현 환율정책을 폐기해야 한다고 끈질기게 조언해온 전문가가 있다.

그는 바로 위용딩(余永定) 중국 사회과학원 학부 위원이다. 위 위원은 2006년까지 중국 인민은행 통화정책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10여 년간 달러 페그제를 폐기하고 자유 변동환율제를 채택하자고 주장해왔다.

5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위 위원은 전날 중국증권보와의 인터뷰에서도 더는 중국은 이란, 벨라루스, 에티오피아, 우즈베키스탄, 라오스 등지에서 사용하는 환율 시스템이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위 위원은 2005년 중국이 관리변동환율제를 채택하며 위안화 변동 폭을 0.3%로 제한할 때 인민은행에 몸담았다.

중국은 그러나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진 후 11개국 통화로 바스켓을 고정했던 관리변동환율제를 포기, 사실상 위안화를 달러당 6.83위안에 고정하는 고정환율제를 채택했다.

이후 2010년 관리변동환율제로 복귀하고, 환율 변동폭을 상하 2% 내외로 점차 확대해왔으나 여전히 위안화는 달러화에 고정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2015년 8월 중국 당국은 환율제도를 개혁, 위안화 기준환율에 시장환율을 반영하기로 했으나 여전히 변동 폭은 상하 2% 내외로 제한된다.

최근 들어 인민은행이 위안화 일일 변동폭을 상하 3% 내외로 수정할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당 대회를 앞두고 당국이 시장 불안을 야기할 새로운 조치를 시행할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위 위원은 지금이 "소프트 페그"를 중단해야 할 적기라고 다시 한 번 조언했다.

그는 "지난 20년간의 시도 끝에 자유 변동환율제로 돌아갈 시기가 기본적으로 무르익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신화통신 산하 중국증권보도 논평을 통해 위안화 환율 변동성을 용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문은 지금이 위안화 환율의 변동성을 용인할 적기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위 위원은 2015년 8월 위안화 환율을 시장환율에 더 근접하게 하려고 취한 2% 절하 조치는 중국 증시 혼란기에 나타나 불안이 증폭된 면이 있다며 그럼에도 "이는 변동환율제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시도였으며 방향은 맞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나고 보니, 중국은 더 나은 시기를 선택했어야 했으며 혹은 위안화 절하 기대가 높아졌을 때도 '자유화'를 고집했어야 했다"면서 "그랬다면 지금은 환율 개혁을 완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 위원은 세계 최대 외환 보유국이자 세계 최대 원자재 트레이더로서 중국이 위안화를 미 달러화에 연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관련 당국"이 기회를 잡고, 환율을 자유롭게 해줄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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