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정지서 이윤구 기자 = 최흥식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가 새 정부 첫 금융감독원장에 내정되면서 금융권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목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부사장으로 근무한 바 있는 최 내정자가 금융 현장을 잘 이해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반면, 감독 경력이 없는 금감원장이 탄생한 데 따라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위원회는 6일 의결을 거쳐 최 내정자를 금감원장에 임명 제청했다. 금융위는 최 내정자가 한국금융연구원 원장과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하나금융 부사장 등을 거치며 금융 분야에서 폭넓은 연구 실적과 실무 경험을 쌓았다고 제청 이유를 설명했다. 최 내정자는 첫 민간 출신 금감원장이다.

금융권에서는 최 내정자가 민간에서 오래 경력을 쌓은 만큼 금융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시장 친화적인 감독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가계대출에 치중해 온 은행권의 영업 관행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등 은행권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바 있어 은행권의 최 내정자 임명에 따른 기대가 높다.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사람이 금감원장에 임명되면 금융회사가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며 "특히 새 정부 들어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집중 타깃이 됐는데 최 내정자는 은행 산업을 경험해봤기 때문에 현장 상황을 감독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가계부채나 금리 등 거시적인 측면에서 금융당국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며 "금융회사 팔 비틀기 식 정책보다 사회적 금융을 실천하되 금융이 순기능을 할 수 있도록 업의 본질도 살펴주는 감독을 했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가계부채는 선제적 리스크 관리도 중요하지만 금융당국이 금리와 같은 가격변수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감독 경험이 없는 최 내정자가 금감원장에 임명되면 금융회사를 제대로 감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 내정자가 주로 연구소와 대학에서 경력을 쌓은 데 따라 금융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 내정자는 하나금융 사장 시절 전략과 재무를 담당했다"며 "금융회사를 직접 경영해본 적은 없어 현장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나금융 출신이지만 경영자라기보다는 학자에 가깝다"며 "감독 경험이나 실무 경험이 없는 학자가 금감원장에 내정된 데 따라 향후 감독 방향을 예측하기가 어려워졌다"고 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정 금융회사 출신이 금감원장에 임명된 데 따라 금감원의 업무 수행과 관련해 공정성 시비가 일어날 수 있다"며 "금감원은 특정 금융회사가 아니라 전체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감독하고 금융 소비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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