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윤정 기자 = 상반기 증권가의 기업금융(IB)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KB증권의 언더라이팅(유가증권 인수) 실적이 두드러졌다. 업계 전반의 언더라이팅 마진이 쪼그라들며 회사별로 희비는 엇갈렸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상반기 주요 22개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유가증권 인수 수수료 수익을 올린 곳은 KB증권이었다. KB증권은 451억원의 인수 수수료 수익을 올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으로 초대형 IB 요건을 갖춘 대형사 중 유일하게 400억원대의 수수료 수익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은 350억원이 넘는 인수 수수료 수익을 기록했고 미래에셋대우도 303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이들보다는 다소 부진한 214억원을 버는 데 그쳤다.

증권사의 유가증권 언더라이팅 업무는 기업공개(IPO), 유상증자 등의 지분증권과 회사채, 기업어음 발행 등의 채무증권, 외화증권의 인수 등을 포함한다.

KB증권은 채권 주관과 인수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에도 이런 강점을 발휘해 경쟁사 대비 큰 규모의 DCM(채권자본시장) 인수 수수료 실적을 시현했다. 또한, 올해 상반기에는 ECM(주식자본시장)에서도 선방해 상반기 다소 주춤했던 미래에셋을 제치고 3위의 ECM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너나 할 것 없이 IB 강화에 노력하고 있으나 한정된 수급에서 업무 공급자들은 많아지며 과당경쟁은 심화했다"고 설명했다.

경쟁 심화에 초대형 IB 반열에 오른 대형사의 실적은 개선되고 있으나 업계 전체의 인수 수수료 마진은 떨어지고 있다. 상반기 국내 22개 증권사의 인수 실적 기준 수수료 마진율은 0.13%였다. 지난 1분기 0.12%보다 1bp(1bp=0.01%)가량 상승했으나 지난해보다는 4bp 정도 마진이 축소됐다.

브랜드 파워가 있는 일부 대형사 대비 중소형사의 마진 축소는 더욱 두드러졌다. 자기자본이 4조원을 넘어 초대형 IB 요건을 갖춘 5개사의 지난 상반기 평균 IB 수수료율은 23bp였다. 반면 나머지 17개 회사의 수수료율은 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0bp에 머물렀다.

업무 비중에 따라 대형사들 사이 희비도 엇갈렸다. ECM 부문의 평균 수수료율이 1% 내외다. DCM 업무의 경우 수수료율이 단 20~30bp 수준에 불과하다.

이런 탓에 채권 관련 비중이 큰 KB증권의 인수 및 주관 실적 대비 수수료율은 8bp에 불과했으나 우량 IPO딜을 성사시킨 삼성증권의 마진율은 17bp로 주요 증권사 중 가장 높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청약 수수료를 부과하는 딜도 늘어나며 증권사 ECM 부문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기자본이 확보됐고 업력이 우수한 대형사들의 언더라이팅 능력이 제고되며 좋은 딜의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이에 따른 실적 차별화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yj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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