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7일(미국시간) 뉴욕 금융시장에서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하고, 유로화 강세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지 않았다는 안도감에 심리적 지지선인 1.20달러 위로 올라섰다.

미국 국채 가격은 ECB가 양적완화(QE) 축소(테이퍼링)에 관한 발언을 거의 하지 않은 영향으로 올랐다.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골드만삭스 등 금융주와 디즈니가 큰 폭으로 내린 가운데 혼조를 보였다.

뉴욕유가는 10주 만에 원유재고가 증가한 여파로 내렸다.

이날 ECB는 통화정책회의에서 모든 정책금리를 동결하고, 경기가 악화할 경우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는 기존 방침을 유지했다.

또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근 환율 변동성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유로화 강세 폭에는 특정 발언을 내놓지 않았으며, 내년 통화정책 결정 변화는 다음 달 26일 회의에서 내려진다고 예고했다.

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1.9%에서 상향 조정한 2.2%로 제시됐다. 이는 세 번째로 경제 전망이 상향 조정된 것이다.

이날 발표된 미 경제지표는 혼조적이었다.

지난 2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자수청구자 수가 '하비' 영향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 수가 6만2천 명 증가한 29만8천 명(계절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15년 4월 이후 가장 많으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들 예상치 24만1천 명을 훌쩍 넘는다.

다만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지난 1970년 이후 가장 긴 기간인 131주째 30만 명을 밑돌았다.

지난 2분기(2017년 4~6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노동 생산성이 앞서 나온 예비치 0.9%와 월가 예상을 모두 웃돌았다.

미 노동부는 2분기 비농업 생산성 수정치가 연율 1.5%(계절 조정치)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WSJ 조사치는 1.4%였다.

생산성 평균치는 2000~2007년 기간에 2.6%이었지만, 2007년 이후 2016년까지는 평균 1.2%에 그쳤다. 1947년부터 2016년까지 장기 평균 생산성은 연율 2.1%이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은 생산성 하락을 미 경제가 직면한 큰 걸림돌로 지적한 바 있다.

2분기 단위 노동비용은 연율 0.2% 상승했다. WSJ 조사치는 0.4% 상승이었다. 앞서 나온 예비치는 0.6% 상승이었다. 노동비용은 전년 대비로는 0.2% 내렸다.

경제학자들은 고용시장 호조에도 임금 상승세가 약한 것을 생산성이 낮은 영향으로 설명하고 있다. 연간 임금 상승률은 실업률이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중에도 지난 2015년 말 이후 거의 2.5%에서 변동이 없다.

오후 들어 금리 인상론자인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한 연설에서 "올해 금리를 더 올리는 것에 거부감이 없다"며 기존 견해를 재확인했다.

메스터 총재는 저물가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간다고 인정하면서도 최근 지표들은 물가가 향하고 있는 방향에 주요한 변화를 일으키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장 마감 무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쿠웨이트 국왕과 정상회담한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 핵·미사일 해법과 관련해 "군사행동은 분명한 옵션이지만 사용하지 않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골드만삭스 등 금융주와 디즈니가 큰 폭으로 내린 가운데 혼조를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2.86포인트(0.10%) 하락한 21,784.7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44포인트(0.02%) 낮은 2,465.1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55포인트(0.07%) 오른 6,397.87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상승 출발한 지수는 장중 모두 반락했으며 나스닥 지수만 강보합세로 마쳤다.

전일 뉴욕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야당인 민주당과 연방정부 부채한도 시한을 12월 15일까지 연장하는 방안에 합의한 영향으로 올랐다.

시장은 지난 40년간 관측된 허리케인 중 가장 강력한 수준인 '어마'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 연설, 북한발 긴장 상황,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발표 등을 주목했다.

월드 디즈니와 골드만삭스 주가가 4.3%와 1.3% 내려 다우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JP모건은 1.7% 하락했으며 보험주인 트레블러스도 허리케인 우려로 1.5% 낮아졌다. 통신주인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도 1.5% 밀렸다.

디즈니 주가는 최고경영자인 밥 아이거가 올해 주당 순익이 2016년 회계연도 수준일 것이라고 발언한 역풍을 맞았다.

금융주는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가 2% 선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내려서면서 향후 실적 비관론이 커진 영향을 받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31.3% 반영했다. 한 달 전에는 42.8%였다.

제너럴 일렉트릭(GE) 주가도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의 비관론 영향으로 2년 내 최저치로 내렸다. 주가는 전장보다 3.6% 내렸다.

이 은행의 스테픈 투사 분석가는 GE의 투자 의견을 '비중 축소'로 재확인하면서, 전망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JP모건의 GE 목표가는 주당 22달러로 전일 종가보다 12% 낮다.

개별 주가 동향 외에도 다양한 우려가 시장 심리를 짓눌렀다.

이번 주 증시는 북한이 지난 주말 6차 핵실험을 단행하면서 하락 압력을 받았다가 다시 회복했지만, 주말을 앞두고 다시 우려가 커지기 시작했다.

푸르덴셜 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 수석 시장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헤지 없이 주말을 보내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북한은 주말인 오는 9일 정권 수립일 맞아 또다시 무력시위를 벌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허리케인 '하비'가 텍사스 지역을 할퀴고 지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번에는 '어마'가 플로리다 쪽으로 북상하고 있는 것도 시장의 고민거리다.

업종별로는 통신이 2% 내리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금융이 1.6%, 임의 소비재가 0.8% 순으로 많이 하락했다. 반면 헬스케어는 1%, 부동산과 유틸리티가 0.7%씩 올랐으며 기술주도 0.5% 상승했다.

뉴욕증시 분석가들은 ECB가 기존 통화완화 유지를 발표한 데다 전일 미국 정치권의 부채한도 관련 합의로 시장 심리는 나쁘지 않았다며, 하지만 북한 관련 지정학적 위험에다 자연재해 피해까지의 불확실성도 공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43% 내린 11.58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미국 국채 가격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양적완화(QE) 축소(테이퍼링)에 관한 발언을 거의 하지 않은 영향으로 올랐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미 동부시간) 무렵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4.7bp 내린 2.061%에서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미 대선일이던 11월 8일 이후 가장 낮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3.2bp 하락한 1.274%에서 움직였다.

3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보다 4.7bp 낮은 2.668%에서 거래됐다.

채권가격은 수익률과 반비례한다.

국채가는 미 경제지표 발표 후에 거의 움직이지 않다가 유럽중앙은행(ECB)이 테이퍼링에 관한 의지를 거의 내비치지 않았다는 평가로 가파르게 상승 출발했다.

전일 국채가는 미 연방정부의 부채 한도 상향에 대한 낙관 분위기로 안전자산 선호가 약해져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야당인 민주당과 연방정부 부채한도 시한을 12월 15일까지 연장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이날 ECB는 통화정책회의에서 모든 정책금리를 동결하고, 경기가 악화할 경우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는 기존 방침을 유지했다.

제프리스의 유럽 금융 담당 경제학자인 데이비드 오웬은 "전체적으로 이날 회견은 '비둘기'적이었다"며 "드라기 총재는 유로존 경기에 대해 예상만큼 낙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애버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의 패트릭 오도넬 선임 투자 매니저는 "오늘 ECB는 경로에서 벗어났다"며 "전혀 매파적인 놀라움을 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날 10년물 독일 국채수익률은 전장 대비 5bp정도 하락한 0.299%에서 움직였지만, 유로화는 경제 성장률 상향 조정과 드라기의 사실상 침묵으로 심리적 저항선인 1.20달러를 뚫고 올랐다.

RAM 액티브 인베스트먼트의 질스 프래데레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드라기 발언은 경기부양책이 오랜 기간 지속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며, 물가 전망치 하향은 ECB가 매우 조심스러워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프래데레는 드라기가 유로화 강세를 금융여건을 조이는 원인이라고 언급했다며 "정책 재조정은 금리, 스프레드, 환율, 금융여건 등의 시장 반응에 따라 매우 점진적으로 단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린제이 그룹의 피터 부크바는 "ECB가 2018년 양적 완화에 관해 밝힐 구체적 내용을 얻으려면 오는 10월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지만, 테이퍼링은 여전히 실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날 발표된 미 경제지표에서 허리케인 '하비'의 부정적인 영향이 확인됐다.

국채가는 이날 오후 들어 매파 성향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 발언이 나오면서 오름폭을 소폭 줄였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피츠버그 연설에서 "올해 금리를 더 올리는 것에 거부감이 없다"며 기존 견해를 재확인했다.

메스터 총재는 저물가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래간다고 인정하면서도 최근 지표들은 물가가 향하고 있는 방향에 주요한 변화를 일으키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메스터는 연준의 자산 축소와 관련해 장기 국채수익률 급등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정치적 불확실성이 수익률 급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메스터의 매파 발언과 달리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인상에 대한 회의론이 강했다.

도이체방크의 게리 폴락 헤드는 "완만한 성장률, 물가 신호 부재에다 워싱턴의 정치적 불확실성, 지정학적 위험까지 다양한 요인들이 국채시장에서 매수세를 실종시켰다"고 지적했다.

10년물 미 국채수익률은 지난해 말 2.446%에서 마쳤다.

금리 전략가들은 부채 한도 합의에 대해서 새로운 우려를 하기 시작했다.

BMO 캐피털 마켓츠는 전일 이뤄진 부채한도 합의가 초기에 안전자산에 부정적 요인으로 인식됐지만, 이 합의가 아직 의회에서 승인되지 않았다는 점은 문제가 될 수 있다며, 공화당 의원들의 저항이 있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 회사는 또 새로운 부채한도 마감 시기는 연준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을 어렵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외환시장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높인 데다 유로화 강세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지 않았다는 안도감에 심리적 지지선인 1.20달러 선 위로 다시 올라섰다.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현지시각) 무렵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8.47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9.33엔보다 0.86엔(0.79%) 하락했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유로당 1.201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915달러보다 0.0102달러(0.84%) 상승했다.

유로화는 엔화에 유로당 130.35엔에 거래돼 전장 가격인 130.26엔보다 0.09엔(0.06%) 올랐다.

파운드화는 달러화에 1.30982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30380달러보다 0.00602달러(0.45%) 강해졌다.

유로화는 이날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기자회견이 시작되자 달러화에 급등 출발했다. 유로화는 지난달 29일 1.2070달러를 기록했다가 다시 내려앉은 바 있다.

이날 ECB는 통화정책회의에서 모든 정책금리를 동결하고, 경기가 악화할 경우 채권 매입 프로그램을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는 기존 방침을 유지했다.

또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근 환율 변동성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유로화 강세 폭에는 특정 발언을 내놓지 않았으며, 내년 통화정책 결정 변화는 다음 달 26일 회의에서 내려진다고 예고했다.

ECB는 아울러 내년 물가가 1.2%, 내후년에는 1.5% 상승할 것으로 각각 전망했다. 지난 6월 내놓은 전망치는 각각 1.3%와 1.6%였다. 올해 전망치 1.5%는 유지됐다.

올해 유로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1.9%에서 상향 조정한 2.2%로 제시됐다. 이는 세 번째로 경제 전망이 상향 조정된 것이다.

앞서 발표된 유로존의 지난 2분기(4~6월) 역내 국내총생산(GDP) 확정치가 전 분기 대비 0.6% 증가했다. 이는 지난달 16일에 발표된 수정치이자 시장 전망치인 0.6% 증가에 부합한 결과다.

유로존의 2분기 GDP 확정치는 전년 동기대비 2.3% 증가하며 2011년 1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이자 수정치인 2.2% 증가를 웃도는 수준이다.

애버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의 패트릭 오도넬 선임 투자 매니저는 "드라기는 유로화 절상속도를 늦추기는 했지만, 여행 경로까지 어떻게 하지는 못했다"며 "ECB가 유로화 강세에 대해서 우려하지만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고 지적했다.

오도넬은 "유럽에서 경기 주기상의 회복이 올해 들어 더 뚜렷해졌고, 정치적으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온 것이 가세해 유로화 강세를 만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CIBC의 제레미 스트레치 G10 전략 헤드는 "드라기 총재는 유로화 강세에 관해서 매우 우려하지 않았다"며 "물가 전망치를 아주 조금만 낮췄다"고 지적했다.

스트레치는 유로화가 ECB 정책 결정에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P모건 자산운용의 시머스 맥 고레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유로존의 강한 성장세 때문에 ECB가 환율 안정을 유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유로화는 전통적인 환율 가치 모델에 견줘도 과도하게 비싸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고레인은 다만 최근 몇 달 유로화의 빠른 절상은, ECB가 여기서부터는 유로화가 너무 많이 오르는 것을 원하지 않음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달러화는 미 경제지표가 좋지 않은 데다 ECB 발 유로화 강세의 반작용으로 엔화에 하락 출발했다.

웨스턴 유니언의 조 마님보 전략가는 "지금 시장은 유로화에 대해 만족할 줄 모르는 식욕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움직임을 보여주는 ICE 달러 지수는 한때 전장보다 0.7% 내린 91.61에 거래돼, 2015년 1월 이후 가장 낮아졌다.

달러화는 오후 들어 매파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의 발언으로 엔화에 낙폭을 줄였다. 유로화는 달러화에 대한 오름폭을 낮췄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피츠버그 연설에서 "올해 금리를 더 올리는 것에 거부감이 없다"며 기존 견해를 재확인했다.



◇ 원유시장

뉴욕유가는 10주 만에 원유재고가 증가한 여파로 내렸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7센트(0.14%) 내린 49.09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주 미국 원유재고가 458만 배럴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휘발유 재고는 전주 대비 319만9천 배럴, 정제유 재고는 139만6천 배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지난주 미국의 원유재고가 500만 배럴 증가한 것으로 예상했다. 휘발유와 정제유 재고는 각각 570만 배럴과 350만 배럴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 정유공장들의 가동률은 79.7%로, 전주의 96.6%에서 감소했다.

전일 미국석유협회(API)도 5주 만에 처음으로 지난 1일로 끝난 주간의 미 원유재고가 280만 배럴 증가한 것으로 발표했다.

지난주 원유재고는 미국 텍사스 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 영향이 반영된 것이다. 하비로 일부 정제시설이 가동 중단에 들어가자, 원유재고가 일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상품 전략가들은 하비에 이어 허리케인 '어마'가 플로리다를 향해 오고 있는 것도 주목했다. 다만 플로리다에는 텍사스와 달리 정유 공장은 없다.

전략가 일부는 또 지난 4일로 미국의 드라이빙 시즌이 공식 종료됐다며, 휘발유 수요의 계절적인 감소가 원유 가격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타이쉐 캐피털 어드바이저의 타리크 자히르 매니징 멤버는 "텍사스뿐 아니라 플로리다에서도 어마 영향으로 원유 수요 감소를 예상한다"며 "지난여름 운전 시즌 이후로 수요 감소 때문에 원유재고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히르는 또 가을 정비 철이 돌아오기 때문에 정유공장 가동이 느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븐 리포츠의 타일러 리취 공동 편집자는 "지금까지 대서양 허리케인 활동 기간은 에너지 시장에 큰 영향을 줬다"며 "하비의 폭우 때문에 미국 남부해안인 걸프 코스트의 정유공장들이 문을 닫으면서 원유 수요가 15~20% 줄었다"고 설명했다.

클리퍼데이터의 매트 스미스 디렉터는 "원유재고가 정유공장 폐쇄로 쌓이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동시에 휘발유 재고도 낮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BNP 파리바의 해리 트칠링귀리언 헤드는 "어마는 원유 생산과 정제와 직접 관련성은 크지 않지만, 소비자들이 주유소에서 미리 휘발유를 채우게 할 가능성은 있다"며 "일부 지역에서 연료 부족이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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