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대도 기자 = 달러-원 환율이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회의 이후 가팔라진 달러 약세 흐름을 따라 1,120원대 중·후반으로 내려섰다.

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일 대비 1.90원 하락한 1,127.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전일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10월에 통화 정책 결정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하는 데 그쳤다.

유로화 강세에 대한 강한 우려는 나오지 않았다. 이를 빌미로 시장에서는 오히려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전망이 강해졌다.

그동안 북한 핵실험 이슈로 1,130원대에 주로 머물렀던 달러화도 ECB 발(發) 달러 약세 흐름에 동조하며, 장중 1,125.10원까지 밀려 내려갔다.

그러나 유로화 및 엔화, 위안화(CNH) 등 다른 통화에 비해 낙폭이 큰 편은 아니었다.

북한이 정권 수립일인 9일을 기점으로 추가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우려에 달러-원 환율은 장 후반 반등했다.

전체적으로 거래량이 많지 않았고, 위안화 흐름을 타고 짧은 포지션 플레이가 나왔다.

◇11일 전망

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1,120.00~1,133.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이 주말에 물리적 도발을 할지에 다음 주 환율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판단했다.

A은행 딜러는 "전체적으로 위안화를 따라 움직였던 하루"라며 "장후반에는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참가자들이 달러를 샀다"고 전했다.

이 딜러는 "막판에는 역외 숏커버로 추정되는데, 당시 위안화도 올라왔다"며 "주말에 북한 경계심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주말을 무사히 넘기면 북한 이슈는 완화될 것으로 본다"며 "글로벌 달러는 추가로 약세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B은행 딜러는 "대부분의 통화가 달러 약세 방향으로 가는데, 원화는 납득이 되지 않게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며 "오늘도 방향성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최근 엔화를 비롯해 유로화, 심지어 위안화까지 안전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다"며 "북한 이슈가 아직 달러-원 환율을 짓누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의 도발이 없으면 다음 주 환율은 10원 정도 많이 내릴 수밖에 없다"며 "반대로 북한이 도발하면 5원 정도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중 동향

달러화는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 환율을 반영해 전일보다 2.90원 하락한 1,126.50원에서 출발했다.

NDF 종가보다는 다소 낮게 출발했지만, 1,126원 부근에서 저가 매수가 활발히 유입됐다.

오전 달러-원 환율은 꾸준히 낙폭을 만회했다.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심리에 역외 투자자의 숏커버도 유입됐다. 달러화는 1,129.00원까지 올랐다.

거래가 많지 않은 오전 11시 이후부터 달러화는 급하게 미끄러졌다.

글로벌 달러 약세가 가시화하면서 역내외에서 롱스톱 물량이 나왔다.

달러-원 환율은 1,125.10원에 저점을 찍었다. 일부 시장참가자들은 숏 포지션을 잡았다.

오후 3시 런던 금융시장이 개장하고서 달러-원은 반등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달러 약세가 조금 만회되는 흐름 속에서 역외 투자자와 은행권이 숏커버 물량을 내놓았다.

달러-원 환율은 1,127.50원에 거래가 끝났다.

달러화는 이날 1,125.10원에 저점을, 1,129.00원에 고점을 형성했다. 시장평균환율(MAR)은 1,126.8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66억 달러로 집계됐다.

코스피는 전일 대비 0.11% 내린 2,343.72에 마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31억 원어치를 순매수했고, 코스닥에서 320억 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107.80엔에,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1,045.53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유로-달러 환율은 1.2062달러였다.

위안-원 환율은 1위안당 174.50원에 마감했다. 저점은 173.47원, 고점은 174.72원이었다. 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75억3천만 위안이었다.

dd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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