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대우조선해양이 오는 10월 거래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이를 담은 펀드의 수익률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는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7월 거래가 정지되던 당시의 가격 정보를 순자산가치에 반영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거래가 재개되면 주가가 급락하고 수익률도 동반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는 이달 28일부터 15영업일간 기업심사위원회를 열어 대우조선해양 상장적격성을 심사한다. 심사를 마친 후 7일 내로 거래 재개 여부를 결정한다. 대우조선해양은 분식회계와 전 임원의 횡령·배임 혐의 등으로 지난해 7월16일 장 마감 후 거래가 정지됐다.

금융투자업계는 대우조선해양 거래가 재개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상반기 반기 기준 사상 최대인 8천880억원의 순이익을 냈고, 연간 이익 역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시초가는 거래정지 전 주가인 4만4천800원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 될 확률이 높다. 증시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시초가는 2만원 안팎이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해 출자전환한 대우조선 주식을 주당 1원으로 평가해 사실상 전액 손실로 처리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 시초가가 거래정지 전보다 급락하면서 ETF 수익률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패시브펀드는 코스피200 종목이었던 대우조선해양을 아직 보유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5월11일 코스피200 편입종목에서 빠졌지만, 이미 거래가 정지돼 있어 패시브펀드가 제외할 기회가 없었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공모펀드가 보유한 대우조선해양 지분은 약 20만주 가량이다. 거래가 정지될 때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90억원가량이다.

운용사별로는 삼성자산운용의 보유 규모가 가장 크고, 미래에셋자산운용과 교보악사자산운용,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한화자산운용, 멀티에셋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순이다.

이들 운용사는 대우조선해양 거래가 재개되면 낮은 시초가를 ETF 수익률에 반영해야 한다.

권민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종 거래일 가격 정보로 현재 펀드의 순자산가치를 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기존 투자자들은 거래재개 이전에 환매를 통해 손실을 피할 수 있지만 신규로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부당하게 손실을 부담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대우조선해양 거래가 재개되면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서 매물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도 예상된다. 대우조선해양이 코스피200 지수에서 빠진 데 따라 펀드 매니저는 보유 지분을 전량 처분해야 한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물량 부담을 떠안고 있다. 채무 재조정안에 따라 회사채와 기업어음 7천750억원이 주식으로 전환된다. 주식 전환 가격은 1주당 4만350원으로, 주식 수로 치면 총 192만주에 달한다. 채무 재조정안은 이들 물량에 대해 록업(매매금지) 조항을 걸지 않았다.

권 연구원은 "펀드의 편입자산 평가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인데, 하나는 주어진 가격을 수동적으로 반영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재량을 발휘해 공정가액으로 반영하는 것"이라며 "대우조선해양과 같은 경우는 공정가액으로 반영하는 편이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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