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기자 = 기획재정부의 수요조사 등에 따른 국고채 50년물 발행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국내 연기금과 공제회 채권운용역들은 발행금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발행금리가 낮으면 듀레이션과 대비해 굳이 50년물을 살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11일 연합인포맥스 최종호가 수익률 추이(화면번호 4512)에 따르면 전 거래일 국고채 50년물의 금리는 2.281%다. 같은 기준으로 국고채 30년물의 금리도 2.281%로 같다. 그간 국고채 50년물과 30년물의 금리는 거의 같이 움직여왔다.





<최근 국고채 50년물과 30년물의 금리 추이>

이 가운데 기획재정부는 국고채 50년물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8일 김용진 기획재정부 제2차관은 국고채 50년물에 대해 "수요조사 결과와 시장 여건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결정해야 한다"며 "수요조사 결과가 일단 중요한데 (발행) 여부나 시기, 규모 등을 포함해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 지속으로 국고채 50년물의 발행금리가 크게 오를 가능성이 희박해 연기금과 공제회 입장에서는 국고채 50년물을 매수할 가능성이 작다.

현 금리 수준에서 국고채 50년물을 살바에는 차라리 30년물을 사는 게 듀레이션 부담이 적기 때문이다.

공제회 채권운용역은 "국내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즉, 우리 공제회에서 원하는 금리는 4%대이다"며 "하지만 현 수준의 금리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고채 50년물 매수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유통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듀레이션 문제는 큰 부담으로 다가오지 않으나 금리가 너무 낮다"고 덧붙였다.

연기금 채권운용역은 "금리가 가장 큰 문제이고 만기도 너무 길어서 듀레이션 매칭이 안 된다"며 "두 가지가 다 걸려서 국고채 50년물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 상황에 변화가 없으면서 굳이 국고채를 사야 한다면 50년물보다는 30년물을 선택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국고채 50년물이 발행된다면 벤치마크에 따라 시스템으로 매수에 나서는 국민연금 정도만 매수 주체가 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 채권운용실장은 지난 6월 "국민연금 벤치마크(BM)에 따라 국고채 50년물 등 국내 장기 채권을 꾸준하게 매수하고 있으며 특정 만기에 한정 짓지는 않는다"며 "기획재정부가 50년물을 발행했을 때 쉽게 매수하기 어려운 분위기가 있었지만 우리는 BM에 따라 시스템적으로 매수했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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