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 의무제'가 도입된 지 약 일주일이 지난 가운데 업계에서는 벌써 제도 도입 실익이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제도는 증권사 리서치 리포트에 목표주가와 실제 주가 간 차이를 숫자로 공시하도록 한 것이다. 그간 목표주가를 부풀려 제시하는 증권업계 관행에 경종을 울릴 것으로 기대됐다.

11일 금융투자업계와 연합인포맥스 리서치리포트(화면번호 8020)에 따르면 이달 코스피 상장종목을 다룬 217개 리포트 중 목표주가를 상향조정 한 것은 33건, 하향조정한 것은 32건이다.

코스닥 상장사를 다룬 111개 리포트 중 목표주가를 상향·하향한 건은 각각 15건, 16건이다.

제도 시행 전인 지난 8월 목표주가를 선제적으로 조정한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 지난 해 8월부터 약 1년간의 목표주가 조정 추이를 살펴봐도 비율 상승폭이 크지 않다.

지난해 8월부터 코스피 종목을 다룬 2만765개의 보고서 중 목표주가를 상향조정한 것은 3천169건, 하향조정한 것은 2천479건이었다.

이 기간 코스닥 상장사에 대한 7천484건 리포트 중 목표주가 상향조정 건수는 865개, 하향조정은 750개였다.

목표주가 괴리율 공시제의 도입으로 '뻥튀기' 목표주가를 개선하고, 건전한 투자문화를 정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목표주가 조정 등 리포트 생산 절차는 전과 동일하다며 큰 실익이 없을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 기존에 차트로 표시되던 것을 숫자로 정확히 표시하게 됐지만, 개인 투자자가 리서치 리포트 뒤에 있는 숫자에 신경을 쓸지 의문이 든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괴리율 공시제가 시행된 이후로 기업탐방 가기 전에 탐방요청서를 잘 제출하는지, 괴리율을 잘 표시하는지 등 리포트 작성 시 내부통제에 신경을 더 쓰고 있지만, 목표주가를 어떻게 조정하는지는 고려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도 "목표주가를 조정하는 것은 기업 밸류에이션에 기반해서 하는 것이지, 목표주가 괴리율이 공시된다고 해서 근거도 없는데 목표주가를 조정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목표주가를 조정하는 프로세스는 기존과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기존에 차트로 표시됐던 괴리율을 숫자로 명확히 한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보면 괴리율이 50% 이상, 이런 식으로 차이가 많이 나는 경우는 사라질 것"이라며 "금융투자협회와 센터장들 간 모임이 정기적으로 있어 제도의 부족한 점은 차차 수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j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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