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동원그룹이 '오너회사'인 동원엔터프라이즈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동원그룹은 이달 초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돼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이 된다. 법위반 혐의가 발견되면 공정위가 조사할 수 있다.

◇ '오너회사' 동원엔터프라이즈 내부거래 비중 50% 넘어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별도기준 올해 상반기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전체 매출액 401억원 중에서 내부거래로 발생한 매출액은 203억원이다.

동원엔터프라이즈의 내부거래 비중은 50.6%다. 동원엔터프라이즈의 내부거래 비중은 과거부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동원엔터프라이즈의 내부거래 매출액은 지난 2013년 320억원, 2014년 355억원, 2015년 386억원, 지난해 388억원 등을 기록했다. 동원엔터프라이즈의 내부거래 비중은 2013년 81.2%, 2014년 75.5%, 2015년 65.9%, 지난해 68.2%다.

올 상반기 기준 동원엔터프라이즈와 내부거래를 한 곳은 동원에프앤비, 동원산업, 동원시스템즈, 동원홈푸드, 동원냉장, 동원팜스, 동원씨앤에스, 동원건설산업, 동원티앤아이, 동원와인플러스, 한진피앤씨, 테크팩솔루션, 동원로엑스, 동부광양물류센터, 동부부산컨테이너터미널, 동부익스프레스, 코리아화암, 동부인천항만 등이다.

동부익스프레스와 동부부산컨테이너터미널, 동부인천항만 등은 올해 상반기 동원그룹에 편입되자마자 내부거래를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동원산업은 지난 2월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100%를 약 4천200억원에 인수했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동원그룹의 지주사이며 동원산업과 동원F&B, 동원시스템즈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다.

문제는 동원엔터프라이즈가 동원그룹의 오너 회사라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동원엔터프라이즈의 지분율은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차남인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지분율 67.98%), 김재철 회장(24.50%), 김 회장의 둘째 동생 김재국씨(1.26%), 김 회장의 첫째 동생인 김재운씨(0.58%) 등의 순이다.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90%를 훌쩍 넘는다.

◇ 동원그룹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일감몰아주기 규제대상

동원그룹은 공정위가 이달초 발표한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처음으로 포함돼 일감 몰아주기 규제대상이 된다. 공시대상기업집단 57곳 중에서 동원그룹은 37번째다. 지난 1일 기준 동원그룹의 자산총액은 8조2천억원이며 계열사 30곳을 두고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기업집단에 속한 회사가 총수일가 지분이 30% 이상인 계열사(비상장사 20%)와 매출액 200억원 이상의 내부거래를 하면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받는다. 내부거래 비중이 전체 매출액의 12% 이상일 때도 규제대상이 된다.

공정위는 동원그룹 등 공시대상기업집단의 법 위반 혐의가 발견되면 조사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동원그룹 관계자는 "동원엔터프라이즈는 서버관리 등을 하는 IT서비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며 "보안 문제 때문에 동원그룹 계열사의 IT서비스 관련 일감을 동원엔터프라이즈에 맡기고 있다. 이 때문에 동원엔터프라이즈의 내부거래 비중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내부거래 비중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라며 "규제당국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오너 회사가 IT 서비스 사업을 영위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총희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보안 문제 때문에 동원그룹 계열사의 IT 서비스 관련 일감을 외부에 주지 못하는 거라면, 오너 지분이 없는 계열사가 IT서비스 관련 일감을 맡아도 되지 않느냐"며 "동원그룹 계열사가 오너 일가 지분율이 높은 동원엔터프라이즈에 일감을 몰아준 것은 분명히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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