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문병식 대신증권 자산운용본부 본부장은 철저한 리서치에 기반을 둔 투자원칙을 트레이딩 성공의 필수적인 요소로 꼽았다.

문 본부장은 12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만의 투자원칙과 철저한 리서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시장 변동성이 클수록 심리적으로 가격을 쫓는 트레이딩을 하기 쉬운데, 자신만의 투자원칙이 정립된 딜러만이 그런 오판을 줄이면서 지속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별히 관심 있게 보는 경제지표로는 제조업 재고순환지표와 인플레이션 관련 지표를 꼽았다.

그는 "과거보다 내수의 비중이 커졌다고 하지만, 국내 경제는 수출 제조업이 선도하는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며 "수출 제조업 경기를 판단하는 데 있어 재고순환지표는 상당히 신뢰도가 높은 선행지표로 가치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인플레의 경우 서베이로 산출되는 기대 인플레는 다소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본다"며 "국내외 BEI와 인플레이션 스와프, 원자재 동향 등을 포괄적으로 참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본부장은 "올해 채권시장이 좀처럼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 두 가지 지표의 추세가 흐려진 것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진단했다.

대신증권 트레이딩룸의 강점도 리서치 역량과 관련 깊다.

그는 "매일 딜러 전원에게 전략을 공유하고 지속적인 리서치로 전략을 재검토하게 한다"며 "다소 시행착오를 겪어도 딜러 역량을 키우는 것만이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올해 상반기 기획재정부가 증권사와 은행을 대상으로 진행한 우수 국고채 전문딜러(PD) 선정에서 증권사와 은행을 통틀어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올해 성공을 거둔 투자 전략으로는 스프레드 전략 등을 꼽았다.

문 본부장은 "올해 채권시장 모멘텀이 둔화하면서 상·하단이 막히는 전형적인 박스권 장세를 보였기 때문에 방향성보다 스프레드 전략에서 기회를 찾는 게 적절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 전략에 집중하기보다 BEI와 초장기물, 본드 스와프 등 다양한 차익거래를 병행하며 대응했다"며 "수급으로 인해 과도하게 쏠린 타이밍에 분할 진입했던 것이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문병식 대신증권 자산운용본부 본부장

다음은 문 본부장과의 일문일답.

-- 최근 성공을 거둔 투자 전략을 꼽자면. 당시 상황과 내렸던 판단, 그렇게 생각한 근거는 무엇이었는지.

▲ 올해는 채권시장의 모멘텀이 둔화하면서 상·하단이 막히는 전형적인 박스권 장세를 보였기 때문에 방향성보다 스프레드 전략에서 기회를 찾는 게 적절했다고 본다. 올해 우리 하우스는 특정 전략에 집중하기보다 BEI와 초장기물, 본드 스와프 등 다양한 차익거래를 병행하며 대응했다. 수급으로 인해 과도하게 쏠린 타이밍에 분할 진입했던 것이 나름의 성과를 거뒀다.

-- 대신증권 트레이딩룸의 강점은 무엇인지.

▲ 딜러들의 역량과 팀워크다. 매일 딜러 전원에게 자기 뷰와 전략을 공유하고 지속적인 리서치로 전략을 재검토하게 한다. 다소 시행착오를 겪어도 딜러들의 역량을 키우는 것만이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딜러에게 재량권을 주되, 다각적인 논의를 거쳐 하우스 뷰가 세워지면 팀 또는 본부 차원에서 과감하게 배팅해 알파수익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PD 업무에 관한 전문성이 축적됐다는 것도 큰 강점이다. 소규모 인력임에도 2015년 상반기부터 우수 PD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데, PD 업무에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노하우를 꾸준히 쌓아 온 덕분이다.

-- 특별히 관심 있게 보는 경제지표나 이슈가 있다면.

▲ 제조업 재고순환지표와 인플레 관련 지표들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 과거보다 내수의 비중이 커졌다고 하지만, 국내 경제는 수출 제조업이 선도하는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기 어렵다. 수출 제조업 경기를 판단하는 데 있어 재고순환지표는 상당히 신뢰도가 높은 선행지표로 가치가 있다고 본다. 인플레의 경우 서베이로 산출되는 기대 인플레는 다소 신뢰도가 떨어진다고 본다. 국내외 BEI와 인플레이션 스와프, 원자재 동향 등을 포괄적으로 참고하고 있다. 올해 채권시장이 좀처럼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 두 가지 지표의 추세가 흐려진 것과 깊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한다.

-- 최근 글로벌 긴축 기조가 나타나면서 채권 투자의 미래를 어둡게 보는 의견이 있는데, 채권 투자가 매력적인 이유를 찾자면.

▲ 우리 하우스도 완만한 경기회복 기조 속에 통화 긴축을 더 반영하면서 금리가 상승압력을 받을 여지가 남아있다고 보고 있다. 그렇지만 장기 추세적으로 본다면 경제의 잠재성장률과 물가가 지속해서 하락하고 있어 금리가 도달할 수 있는 상한선이 그리 높지 않다고 보는 인식도 팽배하다. 유동성 좋은 위험자산의 밸류에이션이 싸지 않은 수준이라는 측면에서도 채권의 보유가치에 주목하는 자금 수요는 계속 꾸준하리라 본다.

-- 트레이더로 성공하는 데 필요한 자질을 꼽자면.

▲ 원론적인 얘기일 수 있지만, 자신만의 투자원칙과 철저한 리서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트레이딩은 정확한 예측도 중요하지만, 실수를 줄이고 리스크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시장의 변동성이 클수록 심리적으로 가격을 쫓는 트레이딩을 하기 쉬운데 자신만의 투자원칙이 정립된 딜러만이 그런 오판을 줄이면서 지속해서 성과를 낼 수 있다.

물론 그런 원칙은 철저한 리서치를 토대로 세워져야만 한다. 채권 트레이딩의 핵심은 결국 '현재 어떤 경기국면인가'에 관한 문제이고, 이를 정확하게 판단하려면 끊임없이 리서치하면서 딜러가 고민해야 한다. 경기국면 판단의 정확도를 높일수록 단발적이거나 피상적인 이슈를 기회로 활용할 여지도 많아진다. 근래 들어 시장에서 경기국면 등 펀더멘털에 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줄어든 경향이 있는데,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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