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와튼스쿨)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규모 인적 변화를 앞둔 연방준비제도(Fed)의 미래에 대한 견해를 내놓았다. 연준 이사회의 대규모 공석 사태가 통화정책 연속성의 심각한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하면서, 재닛 옐런 현 의장의 연임에 대한 기대 섞인 전망도 제기했다.

11일(현지시간) 와튼스쿨에 따르면 재무학 전공의 크리스타 슈와즈 교수와 법률 연구 및 경영 윤리학 전공의 피터 콘티브라운 교수, 와튼 외교 협의회의 세바스티안 멜라비 수석 연구원은 와튼 비즈니스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대담을 나눴다.

최근 연준에서는 스탠리 피셔 부의장이 사임을 발표했고, 이사회 총 7자리 중의 공석 수가 기존 3자리에서 4자리로 늘어나게 됐다. 옐런 의장까지 교체된다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해에 총 5명의 연준 이사를 결정하게 된다.

콘티브라운 교수는 "옐런 의장까지 임기가 끝난다면 연준 이사회의 연속성을 의미하는 7개의 자리 중 2개만 남게 된다"며 "대통령은 연준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데 엄청난 여유가 있겠지만, 그 힘으로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우리는 전혀 모른다는 것이 미스터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 관찰자이자 정책 연속성을 높이 평가하는 사람으로서 현 상황은 이상과는 매우 거리가 멀다"며 "피셔 부의장이 임기 끝까지 남아 재닛 옐런과 함께 일했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의장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선택은 옐런 의장이기를 바란다고 그는 덧붙였다.

의장과 부의장직이 모두 공석이 될 경우 신규 인사의 정체성에 따라 매우 혼란스러운 상황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게 콘티브라운 교수의 주장이다.

크리스타 슈와즈 교수는 "옐런 의장의 연임 가능성이 작았지만, 이제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기대로 바뀌고 있다"며 "대선 기간 트럼프 대통령이 옐런 의장을 비난했던 일들(초저금리 정책)을 현재 대통령 자신이 취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슈와즈 교수는 "저금리정책이 지금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선순위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그의 마음에는 세제 개혁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세바스티안 멜라비 수석 연구원은 시장이 연준을 둘러싼 불확실성에 크게 노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연준 의장직에서 누가 (대통령의) 구상 안에 있는지에 대한 각종 소문이 범람하고, 그것은 시장을 불안하게 할 것"이라며 "연준의 리더십에 대한 모든 불확실성이 크게 중요한 일련의 통화정책 결정과 함께 진행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유자산 축소와 함께 추가 금리인상 여부 등 중요한 통화정책 결정을 앞둔 만큼 의장직에 대한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폭될 수 있다는 얘기다.

멜라비 수석 연구원은 "우리는 충분한 고용에도 물가가 부진하다는 복잡한 통화정책 환경에 직면했다"며 "연준 리더십이 가장 중요한 시기이고, 의장 연임을 둘러싼 불필요하게 과장된 행동들은 나쁜 소식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연준 이사회의 대규모 공석에 따라 소수의 이사에게 통화정책의 권력이 집중될 것을 우려하면서도, 연준의 실질적 기능은 내부의 유능한 구성원들로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멜라비 수석 연구원은 "의회 상원의원들이 연준 의자 후보자의 경제 전문 지식을 충분히 검증할 수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면서도 "확인 절차는 이상한 사람을 배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일 정치적으로 숙련되지 않고 의회 경험이 없다면 험난한 행보 속에서 무릎을 꿇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콘티브라운 교수는 차기 의장이 좋은 관리자의 자질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연준은 거대하면서도 제 멋대로인 조직이기 때문에 타인을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은 매우 특출해야 한다"며 "또한 시스템을 통해 정보와 정책적 방향을 지시할 수 없어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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