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김상조 공정위원장이 '어공'과 '늘공'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공정위 직원들에게 국민의 신뢰를 받기 위해 자제해야 할 행동 등에 대해 경고했다.

김 위원장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사에서 "'늘공'인 여러분들이 전문성과 자율성에 근거해 내린 판단을 일관되게 실행할 수 있도록 외풍을 막아주고 조직과 직원을 보호하는 것이 '어공'으로서 제가 해야 할 일이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어쩌다 공무원'이 된 사람을 '어공'이라고 하고, 직업공무원으로서 묵묵히 늘 한길을 걸어온 사람을 '늘공'이라고 부른다.

공정위원장인 자신을 믿고 적극적으로 판단하고 일관되게 실행하자는 주문이다.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은 공정위 직원들에게도 경고의 말도 잊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경고의 말씀도 드린다"면서 "공정위 업무 추진의 원동력은 국민의 신뢰에서 나온다. 공정위는 다른 어느 정부부처보다도 더 높은 윤리의식과 청렴성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자그마한 흠결 하나만으로도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공정위가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 있고, 결과적으로 조직 전체의 신뢰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런 이유로 김 위원장은 공정위 내부의 기강확립 방안에 대해서도 향후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것이란 의지를 내비쳤다. 당장은 공정위 OB(퇴직자)들이나 로펌의 변호사 등 이해관계자와의 접촉을 자제하고 기록을 남기라고 주문했다.

그는 "사회와의 소통은 더없이 중요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조직의 업무상 기밀이 비공식적인 통로로 외부에 유출되는 수준까지 허용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며 "업무시간 이외에는 공정위 OB들이나 로펌의 변호사 등 이해관계자들과 접촉하는 일은 최대한 자제해달라. 불가피한 경우에는 반드시 기록을 남기라"고 당부했다.

그는 공정위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따라달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이런 중차대한 문제를 개개인의 부담으로 떠넘기는 것 같아 죄송하다"며 "조만간 공정위 전체 차원의 시스템으로 제도화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 자긍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인사청문회에서도 공정위 출신의 OB들에게도 공정위가 공정성과 투명성을 제대로 확립할 수 있도록 당부의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그는 당시 "대형 로펌과 대기업에 있는 공정위 퇴직자들은 현직 후배들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는 연락은 취하지 말아달라"며 "만약 비즈니스 차원에서 필요하다면 투명한 절차를 통해 공식적으로 접촉해 달라고 부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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