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한용 기자 = 국고채 50년물 수요조사결과 분석 작업이 진행되면서 기획재정부가 20년물과 30년물 발행액을 줄여 50년물을 발행할지 주목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재부는 지난주 국고채 50년물 발행과 관련한 수요조사를 시행하고 현재 그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일각에선 기재부가 이미 발행 여부와 시점, 규모 등과 관련해 큰 틀의 의사결정은 내렸을 것이고, 세부 사항을 조율하는 단계에 들어갔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발행 여부와 관련해선 보험사 등 주요 투자자의 수요를 고려할 때 '시중에 국고채 50년물 신규 물량이 조만간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보험사들은 기재부가 20년물과 30년물 등 다른 장기 국고채 발행 비중을 축소해 50년물 발행 여지를 확보할지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20년물과 30년물은 장기 채권으로 분류되는 만큼 해당 물량의 발행 비중을 줄여 이를 또 다른 장기 채권인 50년물 발행으로 돌릴 경우 듀레이션 제고 효과가 희석되기 때문이다.

보험사 자산운용담당자는 "보험사들은 국고채 20년물 이상을 매수해 듀레이션 니즈를 채우는데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이 돼선 상황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50년물 입찰 참여와 관련해선 회사별로 입장이 조금씩 다르다"며 "어떤 곳은 금리 불문하고 들어가겠다고 하고, 어떤 곳은 금리 수준을 봐가며 매입하겠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채권시장 관계자는 "기재부가 국고채 50년물을 발행하기 위해 다른 장기 국고채 비중을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얘기가 있다"며 "50년물의 경우 최종 수요처가 손에 꼽을 정도로 한정돼 주요 투자자 중 일부가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 흥행에 실패할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말했다.

올해 국고채 발행 한도는 103조7천억 원으로, 8월까지 74.4%를 채웠다.

월간 발행액은 1월 7조3천억 원, 2월 7조5천억 원, 3월 7조8천억 원, 4월 8조 원, 5월 7조7천500억 원, 6월 7조7천억 원, 7월 7조1천억 원으로, 8월 6조7천억 원을 제외하고 모두 7조 원을 웃돌았다.

이달에 계획대로 6조3천억 원 규모로 국고채를 발행하면 남은 3개월간의 월평균 발행잔액은 6조7천억 원 수준이 된다.

기재부는 작년 말 국고채 연간발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올해 만기별 국고채 발행 비중이 단기(3·5년) 45%±5%, 중기(10년) 25%±5%, 장기(20년 이상) 30%±5%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hylee@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