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부가 올해 국고채 50년물을 추가로 발행하지 않기로 하면서 14일 채권시장에서는 초장기물을 중심으로 한 힘겨루기 양상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의 핵실험 도발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와 채권시장 내 수급 이슈에 매물돼 있는 사이 글로벌 금리가 지속해 오르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봐야 할 재료다.

전일 기획재정부는 "최근 국고채 50년물 수요조사를 한 결과 수요가 생각보다 약해 신규 물량을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재부에 따르면 최근 실시된 수요조사에서 50년물에 대한 수요는 올해 3월 수준을 밑돌았다. 정부는 3월에 2천200억 원 규모의 국고채 50년물을 발행했다.

기재부가 밝힌 수요조사 결과는 다소 의외다.

장기투자기관 입장에서는 정부의 50년물 발행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일각에서는 금리 수준만 맞는다면 정부가 목표했던 올해 1조 원 발행을 채울 수도 있다는 낙관론을 펼치기도 했다.

정부가 원하는 금리 수준과 장투기관이 원하는 금리 수준이 달랐을 가능성이 있고, 국고채전문딜러(PD)의 인수 부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결가가 어찌됐건 연내 국고채 50년물 발행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해소됐다.

이제 채권시장은 30년물 발행량 증가 규모가 얼마나 될지, 채권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어떨지 등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하는 시점이다.

또한, 향후 50년물이 발행될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잡음이 많았던 초장기물 발행 이슈였던 만큼, 정부는 시장이 좀 더 성숙하기를 기다릴 수도 있다.

정부는 30년물 발행을 늘리겠다고 했다. 문제는 정부가 발행을 얼마나 늘릴 수 있느냐다.

올해까지는 석 달밖에 남지 않았다. 12월에는 비경쟁인수가 없으므로 사실상 10월과 11월 두 달 동안 얼마나 발행 비중을 늘릴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통상 연말로 갈수록 국고채 발행량은 줄어든다.

비경쟁인수가 행사되면서 정부의 당초 발행계획보다 스케줄이 앞당겨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단기물, 중기물, 장기물 발행 비중을 정해놨기 때문에 30년물을 늘린다고 해도 20년물을 줄이고 30년물을 늘리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차라리 단기물 발행을 줄이고 장기물을 늘리는 것이 낫다고도 한다.

채권시장이 공감하는 부분은 50년물 대신 30년물 발행을 늘린다고 해도 장투기관이 원하는 만큼 발행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다음 주 예정된 10월 국고채발행계획을 앞두고 30년물 발행량 증가를 둘러싼 포지션 줄다리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전일 미국 국채금리는 주가지수의 사상 최고치 경신에 상승했다. 4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2.2% 부근까지 올라왔다.

10년물은 2.12bp 상승한 2.1902%, 2년물은 1.64bp 높은 1.3512%에 마쳤다.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자산매입축소를 시행한 후 12월 금리 인상까지 연결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아직은 더 많은 듯하다.

미국 기준금리 전망의 변화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스케줄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밤 1,130.5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40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28.50원) 대비 3.40원 오른 셈이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9.32포인트(0.18%) 상승한 22,158.18에 거래를 마쳤다.

10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1.07달러(2.2%) 상승한 49.3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정책금융부 금융시장팀 기자)

syjeo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