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경림 기자 = 서울대·고대·연대 등 이른바 'SKY' 출신이 판을 치는 여의도 증권가이지만, 헤지펀드 업계에선 그 경쟁이 더욱 뜨겁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헤지펀드 운용사 중 설정액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타임폴리오, 유경피에스지(PSG)자산운용은 모두 서울대학교 출신이 장악했다.

서울대 주식동아리 스믹(SMIC) 출신의 황성환 대표가 2008년 설립한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설정액 1조4천억원, 헤지펀드 순자산(AUM)만 1조원으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황성환 대표는 서울대 95학번으로 증권사 투자대회에서 수차례 입상하며 이름을 날렸다. 이 명성을 토대로 2004년 손복조 토러스증권 회장이 대우증권 사장이었던 시절 스카우트되기도 했다.

강대권 유경PSG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를 비롯해 장동원 헤지펀드 팀장 등 대부분의 매니저도 서울대 출신이다. 이 회사의 총 순자산(AUM)은 1조3천500억원 정도 된다.

금융투자업계의 대표적인 서울대 회사로는 머스트자산운용도 있다.

머스트자산운용의 김두용, 구은미 공동 대표는 서울대 스믹에서 만나 2006년 자문사를 설립했다. 머스트운용은 기업합병특수목적회사(SPAC)에 주로 투자해 수익을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1세대 헤지펀드인 쿼드자산운용의 한상균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서울대 경영전략학회인 MSCA 출신이다.

타이거자산운용은 이름부터 고려대학교를 연상케 한다.

이 운용사는 고려대학교 투자동아리인 가치투자연구회 리스크(RISK·Real Investment Society of Korea)를 만든 이재완 대표가 설립했다. 앞서 이 대표는 2009년 에셋디자인투자자문을 공동 설립하기도 했다.

타이거자산운용은 자문사 시절부터 중소형주 전문 하우스로 정평이 났다. 최근에는 공모주 펀드로도 기관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한편, 연세대학교 출신으로는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가 가장 두드러진다.

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연세대 재무연구학회 YFL(Yonsei Financial Leaders)에서 임원까지 지냈다. 지금도 YFL 학부 후배들을 찾으며 금융투자업계 입사 등에 대한 멘토 역할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헤지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학교가 채용 기준이 되지는 않는다"며 "특정 학교 출신들이 만들었더라도 새 직원은 실력 좋은 사람이면 뽑겠다는 분위기다"고 귀띔했다.

kl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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