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신윤우 기자 = 미국의 낮은 물가 상승률과 실업률이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 의장에겐 악몽일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미국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이상적인 경제 상황으로 여겨지는 저물가와 저실업을 옐런 의장은 좋아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의 세계관에선 실업률이 현재처럼 낮은 경우 물가 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치인 2%까지 상승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 8월 4.4%를 기록하는 등 십여 년 만의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으나 물가 상승률은 1.5%를 맴돌고 있다.

신문은 이 같은 여건 때문에 연준이 원치 않는 정책 선택지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의도적으로 경기를 과열시켜 인플레이션을 끌어 올린 뒤 경기 침체를 유도해 물가 급등을 막거나 물가 목표 달성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2%로 설정한 물가 목표를 내려놓는 경우 향후 경기 침체 때 대처할 여지가 줄어드는 단점이 있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신문은 이런 견해를 단순한 유언비어로 치부해선 안 된다며 중앙은행이 전제하는 인플레이션 작동 원리인 '필립스 곡선'을 고려해 논리적으로 도출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필립스 곡선은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이 반대로 움직인다는 이론을 기반으로 그려진 그래프다.

신문은 필립스 곡선 이론과 달리 실업률이 16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는데도 물가가 좀처럼 오르지 않는 배경으로 실제로 완전 고용 상태가 아니라는 분석이 있다면서 일회성 할인 등으로 물가 상승세가 제대로 집계되지 않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오랫동안 이어진 저물가를 설명하기엔 역부족으로 물가가 오랜 기간에 걸쳐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라는 결론을 얻게 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어 신문은 연준이 물가 상승률을 끌어 올리기 위해 지난 35년 동안 해왔던 것과 반대되는 정책을 펼칠 수 있다며 실업률이 자연 실업률을 밑도는데도 완화 기조를 이어가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신문은 연준이 물가 상승을 위해 경기를 과열시켰다가 물가 안정을 유도하고자 침체를 용인할 수 있으나 증시와 부동산 시장의 거품이 상상할 수 없는 수준으로 불어날 수 있다며 물가 목표를 1.5%로 변경하는 대안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연준의 신뢰가 훼손되고 다음 경기 침체 때 금리를 낮출 여력이 줄어든다는 게 신문의 견해다.

신문은 경기 과열 유도와 물가 목표 수정 모두 연준이 꺼리는 선택지지만 물가 목표치 변경을 더 피하고 싶을 것이라며 물가 하락세가 거부할 수 없는 시류라는 점을 연준이 받아들이게 되면 저금리 시대는 더 길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ywsh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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