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을 골자로 하는 정부의 8·2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8·2대책)의 위력이 속속들이 확인되는 가운데 주택사업 비중이 높은 건설사 재무구조에 미칠 영향이 주목됐다. 중도금 대출 축소 등의 영향으로 단기적으로는 현금흐름 악화를, 장기적으로는 매출 감소, 수익성 저하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8·2 대책 이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지역의 주택가격은 빠르게 안정세를 되찾고 있다.

7월 5째주 기준 0.33%를 나타냈던 한국감정원의 서울 주간 아파트 가격은 8월 첫째주 들어 -0.03%, 둘째주 -0.04%, 셋째주 -0.04%, 넷째주 -0.03% 등 하락세로 반전했다.

수도권 신도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지난 7월 14일에서 8월 14일을 기준으로 책정된 월간 상승률에서 0.89%를 보였던 경기 고양시는 8월 첫째주 0.03%에서 둘째주 -0.09%, 셋째주 -0.03%, 넷째주 0.00% 등 안정을 되찾았다.







<출처: 국토교통부>



이처럼 8·2 대책의 효과가 주택시장에서 확인되면서 신용평가업계가 주택사업비중을 높였던 건설사의 재무구조를 주시하고 있다.

유가하락에 따른 해외사업 부진,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 등으로 2015년 이후 건설사의 영업이익과 현금흐름에 주택사업이 미치는 영향력은 사실상 절대적이었기 때문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와 관련해 올해 하반기 이후 공급과잉지역 분양 물량이 많은 회사들은 현금흐름이 둔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30% 내외를 차지하는 잔금비중, 프로젝트파이낸스(PF) 상환조건 등을 고려할 때 일정부분 자금 선투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까닭이다.

일례로 나신평은 올해 상반기 들어 대림산업, 대우건설, 롯데건설, SK건설, GS건설,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등 주요 건설사의 운전자금 회수가 둔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출처: 나이스신용평가>



정부가 8·2대책 후속조치에서 공개한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방안도 건설사의 수익성을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되는 요인이다.

대형건설사가 주력하고 있는 재건축 수주에서 조합의 추가분담금 문제를 야기해 추진속도를 늦출 수 있고 시공사 마진도 축소될 수 있다.

수요기반이 약한 지방에서는 전매제한 시행으로 중견·중소건설사의 실적둔화를 부를 가능성도 있다.

나신평은 '8·2 주택시장 안정화방안에 따른 건설사 리스크 요인 점검 및 향후 전망' 보고서에서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해외부문 손실 및 자금부담으로 건설사가 직면한 재무여력은 2009년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주택/건설 부문에서 발생하던 수익원을 대체할 수익원이 모호하다는 점도 재무적 대응력을 확보해야 하는 주요 원인이다"고 설명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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