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올해 국고채 50년물을 발행하지 않고 대신 30년물 발행을 늘리겠다는 기획재정부 계획이 초장기 구간 수익률 곡선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14일 서울 채권시장에 따르면 기재부 관계자는 전일 "최근 국고채 50년물 수요조사를 한 결과 수요가 생각보다 약해 신규 물량을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신 30년물 발행을 늘릴 계획"이라며 "늘리는 방법 등 구체적인 문제는 시장과 논의해서 결정하겠다"고 언급했다.

그간 초장기 구간은 통상 만기가 길어질수록 리스크 프리미엄이 더해져 수익률이 올라가는 시장 원칙이 성립되지 않는 곳으로 지목돼왔다. 가깝게는 지난 8일 시가평가 기준으로 20년물 금리(2.286%)가 30년물 금리(2.280%)를 웃돌았다.

자산과 부채 듀레이션을 맞추려는 보험사 수요가 몰리고, 커브 모양에 베팅한 딜커 수요까지 합세한 데 따른 영향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50년물 발행이 이뤄지면 공급증가로 초장기 구간 금리가 오르면서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해왔다.

하지만 기재부가 50년물을 발행하지 않고 30년물을 늘리겠다고 밝히면서 초장기 커브에 미칠 영향을 가늠하는 시장참가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결국에는 (기재부 계획이) 초장기 구간 커브가 서는 쪽으로 작용할 것 같다"며 "다만 50년물 발행이 이뤄지지 않아 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운용팀장은 "하반기로 갈수록 국채발행 규모 자체가 점점 줄어들 것이기 때문에 다른 구간을 줄이고 30년물을 늘리는 방식으로 발행이 이뤄질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현재와 같은 30년물의 초강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재부가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 방향을 선택한 것 같은데, 이러한 방식으로는 꼬여있는 수급을 해결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미 국고채 수익률 곡선, 출처:인포맥스(화면번호:47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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