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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바 '사람과 시간'을 잃다…기술유출 저지 '헛짓' 위기
    문정현 기자  |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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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인 2017.09.14  14:3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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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반도체 메모리 사업 매각을 추진 중인 도시바에 위기가 조용히 다가오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4일 보도했다.

    경쟁사로 인해 생산설비 확보가 어려워진 데다 기술자 등 인력 유출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한 반도체 제조장비 업체 영업 담당자는 도시바 욧카이치 공장 기술자에게 "이대로라면 연내 (장비) 납품이 어려우니 빨리 결정해달라고 재촉했다.

    원래는 고객인 도시바가 우위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랐다.

    장기적인 메모리 호황을 기대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생산 능력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자동운전의 진전 등으로 반도체 위탁 생산업체인 TSMC도 새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어 세계적으로 제조 장비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판매자 우위 상황에서 장비 업체들이 투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도시바를 마냥 기다릴 수 없는 것이다.

    도시바가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없는 것은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도시바 현장 생산 기술 담당자는 "제조장비 확보가 늦으면 2년 후 경쟁력 차이가 확대될 것"이라고 불만을 표시했다.

    설계 개발 부문에서도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신문은 도시바와 WD 산하 샌디스크 개발자들의 전화 회의가 "그쪽에 WD쪽 사람이 있나", "괜찮다. 샌디스크 뿐이다"는 대화로 시작된다고 전했다.

    그간 도시바와 WD는 생산 뿐만 아니라 설계개발에서도 견고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기 때문에 삼성 등 경쟁사와 경쟁할 수 있는 제품력을 유지해왔다.

    하지만 도시바가 6월 '부정하게 기밀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는 이유로 WD 직원의 정보 접근을 차단하고 회의 참가도 금지했다.

    전화 회의에서 WD 직원 출석 여부를 확인하는 작업은 정례화됐지만, 실상은 WD 직원도 회의에 참여한다. 그리고 도시바는 이를 묵인한다.

    한 도시바 직원은 "개발 체제 유지를 위해 보고도 못 본 척 하지만 비정상적인 상황이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현장 기술자의 구심력 저하를 간파한 듯 경쟁업체들은 인력 스카우트에 나서고 있다.

    신문은 매각 협상이 본격화한 초봄, 저녁쯤 되면 욧카이치공장 남문에 수상한 그림자가 목격됐다고 전했다.

    욧카이치 공장 남문은 개발동과 가까운 곳으로, 이 주변을 서성인 사람의 정체는 인재 소개 회사 직원이었다. 반도체 수율을 높이는 '프로세스 엔지니어'로 불리는 기술자를 스카우트하기 위해서다.

    한 외국계 인재 소개 서비스 직원은 "우수한 기술자를 스카우트한 성공 보수는 이직자 연 수입의 40%가 시세"라고 말했다. 반도체 분야의 경우 기술자 소개료가 1인당 1천만 엔(약 1억 원)에 달하는 경우도 있다.

    신문은 예전에는 인력 스카우트 의뢰자가 한국이었으나 지금은 중국이라고 덧붙였다.

    니혼게이자이는 연구개발에 많은 자금을 투입하는 해외 대기업으로 향하는 반도체 기술자가 많다고 우려했다.

    중국 반도체 제조 업체에서 5년 이상 근무하고 있는 전 NEC 기술자는 연구에만 집중할 수 있어 좋다며 "예전 동료들이 배신자 취급하지만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정부 통계에서 보이지 않지만 경제산업성이 우려하는 기술 유출은 시시각각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대로 현장 경시가 이어지면 도시바 메모리 매각 과정에서 정부가 금과옥조로 여긴 '기술 유출 저지'는 결국 헛짓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jhmo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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