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KB금융지주 확대지배구조위원회(이하 확대위)가 차기 회장으로 단독 추천된 윤종규 회장에 대해 침체한 조직을 추스르는 데 기여한 바가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숏리스트에 단독 추천됐음에도 아직 심층평가가 남은 만큼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노조와의 갈등이나 주주들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겠다고 약속했다.

최영휘 KB금융 확대위원장은 14일 명동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노조에서 보기에 윤 회장이 문제가 있을지 몰라도 그간 이끌어온 과정을 보면 침체한 조직을 성장시키는 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이 언급한 침체한 조직은 2014년 경영진 내분 사태인 이른바 'KB 사태'를 뜻한다.

현재 노조와의 갈등은 지배구조에 대한 조직의 트라우마라는 게 최 위원장의 생각이다.

그는 "갑자기 회장을 교체하는 일을 겪으면서 침체한 조직을 이른 시일 내에 역동적인 조직을 이끌어가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다소 힘들고 무리가 되는 일을 하게 됐을 것"이라며 "경영진과 현장 직원들 간의 거리가 다소 있지만, 그런 직원들의 심정을 윤 회장이 잘 이끌어왔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확대위는 지난 8일 추린 7명의 후보군 중에서 내부 인사에 좀 더 무게를 뒀다고 설명했다. 당시 7명 중에는 3명의 외부 후보군이 포함돼 있었다.

최 위원장은 "7명의 후보군에 대한 위원들의 투표 결과를 보니 아무래도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는 경영을 해 나갈 내부 후보들에 무게가 실렸다"며 "이제 과거를 벗어나고 있는 KB의 상황에서도 그런 후보들이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노조와의 갈등이 깊어진 데 대해선 오는 26일 진행될 심층평가에서 윤 회장과 심도 있는 논의를 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숏리스트에 선정됐다는 자체로 끝난 게 아니다"며 "향후 심층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잘한 점, 잘못한 점, 개선할 점을 솔직하게 의견을 교환하고 보완하는 쪽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주주 비중도 60%나 되는 만큼 주주들의 의견도 들을 것"이라며 "노조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듣고 윤 회장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덧붙였다.

심층평가를 고사한 두 후보가 윤 회장과의 상하 관계에 의한 부담 탓에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최 위원장은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과 김옥찬 KB금융지주 사장은 현직에 있는 분들이라 지금 위치에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며 "내부 경영승계 프로그램에 따라 자연스럽게 부행장급 인사까지 후보군에 포함되는 만큼 내부 경쟁은 자연스러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확대위의 가장 큰 임무는 앞으로 KB의 지배구조 프로세스를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지금이 그 시금석이 되는 단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확대위의 모든 절차는 정해진 대로 공정하게 진행됐다"며 "지금이 시작이고, 앞으로 할 일이 많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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