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종혁 특파원 = 지난 8월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허리케인 '하비'에 따른 휘발유 가격 급등 영향으로 시장 예상을 웃돌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시장 기대를 높였다.

14일 미 노동부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계절 조정치)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가장 높은 폭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는 0.3% 상승이었다.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대비로는 1.9% 상승했다. 7월의 전년비 1.7% 상승보다 올라섰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8월 근원 소비자물가도 0.2% 상승했다. 이는 지난 2월 이후 오름폭이 가장 크다. 애널리스트들은 0.2% 올랐을 것으로 예측했다. 근원 소비자물가는 지난 4개월간은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8월 근원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1.7% 높아졌다. 이는 4개월째 같다.

8월 에너지 가격은 전월비 2.8%, 음식 가격은 0.1% 올랐다. 음식 가격은 7월에 0.2% 상승했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 1월 이후 가장 높은 6.3% 올랐다.

8월 임대료는 0.5% 상승했다. 2005년 이후 가장 큰 움직임이다.

의료비는 0.1% 올랐다. 전년비로는 1.8% 상승해, 1965년 이후 오름폭이 가장 낮아졌다. 이는 오바마케어 등 건강보험법의 개정 여부가 불확실하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노동부는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8월 주간 실질 임금이 전달비 0.6% 내렸다고 발표했다.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수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2012년 중반 이후 계속 목표치 2%에 미달하고 있다. 7월 이 지수는 전년대비 1.4% 올라, 2015년 12월 이후 가장 작은 폭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8월 CPI가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키우지만 8월 물가 상승을 주도한 휘발유 가격 상승이 얼마나 지속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했다.

BMO 캐피털 마켓츠는 의류 가격은 0.1% 오르고, 교육비는 0.1% 내리고, 의료비는 0.1% 상승했다며 전체적으로 물가는 합리적인 수준이지만 물가 추세가 낮아지고 있다는 우려를 단념하게 할 정도는 아니라고 지적했다.

플란테 모란 파이낸셜 어드바이저의 짐 베어드 최고운용책임자는 "큰 그림에서 물가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채로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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