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록 "노동시장 빡빡해졌는데도, 여전히 인플레는 저조"

브레이너드, `한계 인정'.."장기 인플레 가늠할 신뢰할만한 단일 도구 없다"

JP모건 "옐런도 갈수록 저인플레 걱정..연준, 그렇다고 `인플레 닻' 풀 입장도 아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선재규 기자= 연준이 지난 2012년 1월 설정해 유지해온 2% 인플레 목표치에 대한 연준 지도부의 신뢰가 크게 떨어진 기미가 완연하다고 월가 전문가들이 14일(이하 현지시각) 입을 모았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메릴 린치(BOAML)의 에탄 해리스 글로벌 경제 리서치 책임자는 "인플레 (목표치의) 닻이 풀렸음을 그들(연준 지도부)이 시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리스는 "기업과 소비자가 목표치를 계속 밑도는 인플레에 익숙해진 상태"라면서 "이 때문에 연준도 발목이 묶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상태"라고 표현했다.

연준의 라엘 브레이너드 통화 이사도 지난 5일 뉴욕 경제인 클럽 연설에서 "장기적인 인플레 기대치를 가늠할 진실로 믿을 수 있는 단일 도구가 없다"고 한계를 사실상 시인했다.

브레이너드는 "그런데도, 다양한 지표들은 지금의 인플레가 2008~2009년 금융위기 수준 이전보다 낮을 수밖에 없음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시장 관계자들은 브레이너드와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최근 잇따라 금리 인상에 더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더 자세한 시사는 오는 19~20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동 후의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정례 회견에서 나오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이들은 연준 지도부가 인플레 목표치의 '닻이 풀렸음'을 전에 없이 강하게 시사해온 점도 주목했다.

즉 '비둘기 인사'는 물론이고 매파로 분류되는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지난 7일 "인플레가 (목표치) 2%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에 묶여 있다"고 발언했음을 상기시켰다.

그런가 하면, 매파 성향이 더 강한 것으로 평가되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까지 지난주 연설에서 `인플레 닻'이 풀렸으며, 이것이 연준이 직면한 심각한 문제의 하나임을 시사했다고 이들은 덧붙였다.

브레이너드도 이와 관련 "기업과 소비자가 오랫동안 목표치를 밑도는 인플레에 익숙해졌다"면서, 이것이 연준에 또다른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블랙록의 진 보이빈 경제-시장 리서치 책임자는 "인플레 기대치가 2014년 이후 좌초됐다"면서 "(이제) 노동시장이 빡빡해졌는데도 여전히 인플레가 주저앉아있는 데 대한 설명도 원활하지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정책 결정에 특히 고려하는 개인소비지출(PCE)이 지난 7월까지의 12개월 사이 1.4% 상승에 그쳐, 그 이전의 2.2%에서 크게 위축됐음을 상기시켰다.

그는 이 지수가 연준이 인플레 목표치를 설정한 이후 기간의 90% 이상을 2%를 밑돌아온 점도 덧붙였다.

JP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 美 이코노미스트는 옐런이 "인플레 부진이 일시적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되풀이 강조하지만, 갈수록 걱정하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페롤리는 그렇다고 연준 지도부가 '우리도 더는 2% 목표치에 묶여 있지 않다'라고 떠벌일 입장도 아니라고 평가했다.

BOAML의 해리스도 "연준이 인플레 목표치의 닻을 풀었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지만, 현재 설정된 2%에 대한 지도부의 신뢰가 크게 떨어진 점만은 분명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jk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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