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지난해 우리나라 국부를 의미하는 국민순자산이 전년도에 비해 5.8% 증가했다.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2016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순자산은 2016년중 715조원(5.8%) 증가한 1경3천78조원으로 추계됐다.

국민순자산은 국내총생산(GDP) 1천637조4천억원의 8배로 높아졌다. 이는 한은이 지난 1995년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국민순자산이 증가한 것은 거래요인에 의해 276조8천억원(38.7%) 증가했고, 지가 상승 등 거래외요인에 의해 438조2천억원(61.3%) 증가했다.

실물자산에 해당하는 비금융자산은 1경2천741조4천억원으로 7.8% 늘었다. 우리나라 순대외투자(대외투자-외국인투자)의 원화환산액인 순금융자산은 336조6천억원으로 0.2% 증가했다.

◇토지자산 증가세 확대…순대외 투자도 증가

한은은 국민순자산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토지자산 가액이 많이 늘고, 순대외투자의 플러스 규모가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2014년 이후 지가상승률이 높아지면서 비생산자산의 가격 상승률이 4.6%로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았다.

특히 지난해에는 토지자산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016년말 현재 토지자산은 6천981조2천억으로 GDP 대비 4.3배 수준으로 최근 증가세를 보였다. GDP대비 토지자산 배율은 지난해 4.26배를 기록했다.

토지자산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가세가 축소됐으나 혁신도시, 제주도, 세종시 개발 등에 힘입어 2014년 이후 증가세가 확대됐다,

순대외투자도 늘었다. 장기간 유지돼 온 경상수지 흑자가 점점 더 순대외자산을 늘리고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순대외투자는 지난 2014년 이전에는 마이너스였으나 2014년 플러스로 전환된 후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조태형 한은 국민B/S 팀장은 "우리 경제가 예전에는 자금을 저렴하게 조달하는 것이 포인트였다면 2014년 이후에는 자금을 얼마나 수익성 있게 운용하느냐에 포커스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가계 순자산 증가세 둔화…'부동산 좋고, 주식투자는 별로'

그러나 가계의 순자산 증가세는 다소 둔화됐다. 가계 소득이 줄어든 셈이다.

2016년 비금융법인기업은 순자산 증가세가 전년도 7.5%에서 8.9%로 확대됐으나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전년도 6.2%에서 5.0%로 축소됐다.

이는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금융부채가 늘었지만 금융자산 증가세는 축소된 영향이 컸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금융자산 증감액은 지난 2015년 154조6천억원에서 지난해 64조6천억원으로 급감했다.

한은은 "지난해 가계가 부동산 등 비금융자산을 늘리는 과정에서 금융자산 쪽은 주식시장 등이 개인에 불리한 흐름을 보이면서 금융순자산 증가폭을 줄이는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기준 가구당 순자산은 3억6천799만원으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해 평균 주택가격을 약 2억4천800만원으로 준해서 산정한 수준이다. 가구당 순자산은 구매력평가환율(895.44원)로는 41만1천달러, 시장환율(1,160.27원)로는 31만7천달러(환율은 OECD 기준)였다.

◇자본서비스물량지수 증가율 둔화 지속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을 위해 필요한 자본투입량인 자본서비스 물량지수 증가율은 지난해 3.5%를 나타냈다.

이 증가율은 지난 2014년 3.7%, 2015년 3.6%에 이어 완만하게 감소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건설자산의 실질투자 증가율이 높아졌지만 설비자산의 실질투자가 줄고, 지식재산생산물의 실질투자 증가율이 낮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고정 자산의 GDP대비 비율도 3.3%대에서 유지되고 있다.

조태형 팀장은 "이는 자본축적으로 성장을 늘리는 것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는 의미"라며 "생산성, 노동 쪽도 노동투입을 늘리는 것은 어렵고, 생산성을 높이는 게 더 중요하다는 의미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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