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600조 원을 운용하는 국민연금기금의 자산운용에서 대체투자 대상을 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민연금 대체투자 자산군인 국내외 사모펀드, 국내외 부동산. 국내외 인프라 외에 에너지, 비철금속, 귀금속, 농산물 등 상품투자에 나서면 기금 수익률 제고와 포트폴리오 분산효과, 인플레이션 대응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국민연금연구원은 15일 연금포럼 제66호에서 "국민연금기금에서 대체투자 비중이 빠르게 확대되고, 향후 포트폴리오에서 비중과 규모가 더 확대될 것"이라며 "대체투자의 투자대상을 보다 확대할 필요가 있는데, 새로운 대체투자 자산군으로 상품(commodities)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대체투자 비중과 규모는 2006년 말 1.1%, 2조1천억 원에서 2016년 말에는 11.4%, 63조6천억 원으로 빠르게 확대됐다. 저금리가 장기간 유지되고 전통 자산군 리스크 프리미엄이 떨어지는 투자환경에서 2015년 국민연금은 투자 다변화 방안의 일환으로 대체투자에서 헤지펀드 투자도 가능토록 했다.

주상철 연구위원은 "과거 수십 년 동안 낮은 상품가격 때문에 상품생산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며 "향후 장기적으로 상품가격 상승압력이 확대될 것이어서 상품은 유용한 투자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통상 상품투자는 국제상품거래소에 상장된 실물자산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장내·장외파생상품 투자로 이뤄진다. 그 대상은 상품종합지수뿐 아니라 에너지, 비철금속, 귀금속, 농산물 지수 등 다양하다.

주 위원은 "상품자산은 투자시 초과수익이 기대되고 다른 자산군과 상관관계가 낮아 기존 포트폴리오에 편입할 경우 포트폴리오 분산효과를 개선한다"며 "또 상품자산은 인플레이션과 높은 정의 상관관계를 갖기 때문에 투자 포트폴리오에 인플레이션 헤지 효과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장점들 때문에 해외 주요 연기금들은 오래전부터 상품에 투자하고 있다.

국민연금의 상품자산 편입 시 포트폴리오의 분산효과가 개선될 수 있는지를 분석한 결과, 상품지수 상승기던 2002년 1월~2008년 6월에는 분산투자 개선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또 상품지수 수익률은 한국의 기대인플레이션과 예기치 않은 인플레이션율이 상승할 때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같은 방향으로 상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 위원은 "상품에 투자한다면 상승기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시사하는데, 상품지수는 아주 장기적으로 볼 때 평균회귀하면서 상승추세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국민연금 급여액이 물가 상승에 비례해 조정돼 장기적으로 기금운용수익률이 인플레이션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상품은 유용한 투자대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은행에 따르면 장기적으로 상품가격 상승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점진적인 세계 경제 회복으로 인플레이션 압력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점차 상품을 새로운 대체투자 대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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