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롯데가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후폭풍에 몸살을 앓다가 결국 중국 마트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앞서 신세계가 중국 마트 철수를 진행했던 상황에서 롯데까지 가세하면서 결과적으로 중국은 국내 유통업체에 큰 상처만 안겨준 불모지로 남을 전망이다.

15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중국 내 마트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할 예정이다. 외국계 투자은행(IB)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했고 대부분 점포의 실사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롯데마트는 '사드 여파'로 74개가 영업정지됐고 13개가 임시휴업 중이다. 롯데마트 112개(롯데 슈퍼 13개 포함) 중에서 87개가 영업을 중단한 상태에 놓여있는 것이다. 나머지 영업을 하는 10여곳도 중국인 고객이 끊어졌다. 사실상 영업이 전면 중단된 상태다.

롯데는 지난달에도 중국법인에 3천400억원의 지원을 결정하며 마트 살리기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롯데측은 올해만 2차례 총 7천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롯데측은 중국 점포 통매각을 추진하며 피해를 최소화하려 하고 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롯데마트 중국 점포의 장부가치는 약 8천300억원이다. 매각 작업을 통해 매각 이익이 발생하는 점을 고려할 때 손실액이 장부가치를 크게 넘어서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마트의 중국사업은 매년 1천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고 작년 해외마트 영업손실은 1천320억원에 달했다. 손실 대부분이 중국시장에서 비롯됐다. 지난 5년 동안 중국 마트 누적적자만 5천억원을 넘어선다. 올해도 지난 1분기 280억원, 2분기에는 550억원의 해외마트쪽 영업손실이 났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 마트를 정리할 경우 잠재부실이 사라지며 영업이익은 14% 이상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분석했다.

롯데마트가 중국 시장을 정리할 경우 이마트와 비슷한 전철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에만 1조원의 손실이 예상되는 만큼 롯데가 마트를 장부가 이상으로 매각한다고 해도 겨우 본전 수준의 이익만을 남기게 된다.

이마트는 지난 2011년 영업이 부진했던 점포 11곳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장부가 이하로 부동산을 매각해 매각손실이 발생했고 재고처리 등으로 점포당 40억원 전후의 철수비용이 발생했다.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는 중국 상하이 등에 위치한 매장 5곳을 태국 최대재벌 CP그룹에 매각하고 나머지 1개 매장도 정리할 예정이다.

최근 5년간 중국 이마트의 누적적자는 2천억원에 달한다. 지난 상반기 이마트의 5개 중국법인 영업적자는 115억원에 이르렀다.

박희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향후 영업손실 확대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마트의 완전 혹은 부분 매각시 영업실적 개선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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