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홍경표 기자 = 연기금 최고투자책임자(CIO)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를 높이겠지만, 도발이 예상 가능한 수준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시장에 큰 충격을 주지는 않으리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15일 오전 평양시 순안 일대에서 태평양 방향으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추가 도발을 감행했다.

탄도미사일의 최대 고도는 약 770여km, 비행 거리는 약 3천700여km며, 일본 정부는 북한이 쏜 미사일이 홋카이도 상공을 통과해 홋카이도 동쪽 2천㎞ 태평양에 낙하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발표했다.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지난달 29일 평양 순안 일대에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쏜 지 17일 만이다. 당시 화성-12형은 일본 상공을 지나 북태평양으로 날아갔다.

북한의 이번 도발은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을 위한 핵심 기술을 시험함과 동시에, 지난 3일 감행한 6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제재 결의에 반발한 무력시위의 성격이다.

연기금 CIO들은 계속되는 북한 도발에 국내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지만, 시장 참가자들이 북한의 도발에 익숙해져 있으며 이미 리스크가 선반영된 부분이 있어서 충격은 적을 것으로 예상했다.

A 연기금 CIO는 "최근 2조 원 이상 해외 자본이 빠져나갔는데 국내 기관은 매수세가 강하다"며 "그동안 주가가 크게 빠지지 않은 이유는 국내 기관은 큰 우려가 있는 것으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기금은 보통 보수적으로 운용을 하기 때문에 대북제재 등에 대한 영향은 크게 없는 것 같고, 여유를 가지고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코스피는 2,300~2,400선에서 박스권 양상을 보일 것이다"고 전망했다.

B 연기금 CIO는 "북한 이슈가 다 끝난 건 아니지만, 갈수록 국내·외 시장 반응은 둔감해지고 있다"며 "최악의 경우에는 핵전쟁 가능성까지 리스크에 반영해야 하는데 그건 의미가 없고, 핵전쟁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리스크는 반영됐으며 이번 미사일은 예상했던 도발이다"고 말했다.

C 연기금 CIO는 "당황스럽긴 하나 북한과 미국이 물밑에서 접촉 중인 듯하고, 크게 위기의 정점은 지난 것 같다"며 "리스크가 당장 해소되지는 않으나 금융시장이 크게 놀라진 않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북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누적되면서 신용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 상승으로 한국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국내 금융시장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진단도 있었다.

D 연기금 CIO는 "국내 CDS 프리미엄이 70bp를 돌파했었는데,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CDS 프리미엄 상승만 두드러진다"며 "추가 도발이 계속되면 CDS 프리미엄 상승으로 신용도가 하락하고 이로 인해 국내 금융시장도 충격이 있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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