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구본열 기자 = 글로벌 달러의 강세 전환에 반등한 달러-원 환율이 상승세를 이어갈지에 서울외환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호조를 보임에 따라 연내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더욱 힘을 얻은 데다 북한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고조되고 있어서다.

다만, CPI 기대가 시장에 이미 반영됐고 북한의 반복된 도발도 큰 영향력을 미치지 못해, 달러화가 일시적으로 반등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15일 연합인포맥스 일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9월 들어 글로벌 달러 약세로 하락하는 과정에서도 지난 8일(1,125.10원)과 13일(1,125.60원) 모두 저점이 1,125원대에서 지지되는 양상을 보였다.

시장 참가자들은 달러화의 하단 지지력이 견고한 상황에서 상승 재료가 연달아 이어짐에 따라 달러화가 레벨을 점차 높일 것으로 판단했다.









지난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 8월 CPI 상승률은 전월 대비와 전년 대비 모두 월가 예상치를 뛰어넘으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기대를 키웠다.

CPI 호조로 연방기금(FF) 금리선물에 반영된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은 50.9%로 상승하며 지난 7월 이후 처음으로 50%를 넘게 됐다.

이날 오전에는 북한이 일본 동북 지역 방향으로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함에 따라 지정학적 우려가 재차 커지고 있다.

김선태 KB국민은행 연구원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정책 실망, 금리인상 지연 예상 등으로 달러화가 과도하게 하락한 경향이 있었다"며 "최근 이러한 부분이 정상화되는 모습인 데다 북한의 도발까지 이어져, 달러화가 추가로 상승할 여력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도 "글로벌 달러 약세를 이끌던 요인들이 해소되고 있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모멘텀만 확보된다면 더 오를 수 있다"며 "앞으로 미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되고 다른 경제지표들도 잘 나오면 달러-원 환율은 1,140원선을 넘어 단계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달러화의 상승 추세를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A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시장이 CPI가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어느 정도 예상했기 때문에 상승세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CPI가 잘 나왔다고 해도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인상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이 없으면 달러화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B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도 "북한의 도발은 이제 만성적인 것으로 인식됐기 때문에 달러화를 1,140원선 위로 상승시킬 만한 재료가 아니다"며 "3원~4원 정도의 상승효과만을 줄 뿐 큰 영향력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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