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미국 물가 지표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에 부합한 만큼 달러 강세 재료가 되나 허리케인 영향에 따른 일시적 호조라는 분석도 나온다.

15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60일 이평선이 120일 이평선을 웃돈 가운데 10일 이평선도 고개를 들면서 상승 신호를 보냈다.

'골든크로스'란 단기 이평선이 장기 이평선을 웃도는 것으로 그래프 상으로 강세장 신호로 읽힌다.





미국 노동부는 8월 CPI가 전월대비 0.4%(계절조정치)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 0.3% 상승을 웃돌면서 지난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번 지표 호조 원인은 허리케인 '하비'에 따른 휘발유 가격이 급등한 점이 지목됐다.

전일부터 외환시장은 미국 물가 지표 호조를 반영하면서 달러-원 환율은 1,130원대 중후반대로 올라섰다. 이날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로 달러 매수 심리는 더욱 확대된 상황이다.

서울환시 참가자들은 그간 부정적이었던 연준의 12월 금리 인상 기대가 다시 불거진 만큼 달러-원 환율이 상승할 것이라 보고 있다.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은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50.9% 반영했다. 50%를 넘어선 것은 7월 중순 이후 처음이다.

이와 동시에 허리케인에 따른 일시적 급등일 수 있다는 의견도 동시에 나오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세제개편과 재정확대 정책이 연말까지 통과되지 않을 경우 12월 금리 인상 기대가 다시 흔들릴 여지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CPI 지표 발표로 허리케인의 피해가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인식이 강해지면 미국의 금리 인상 기조 그대로 유지된다는 전망이 힘을 더욱 얻을 것"이라면서도 "CPI가 호조를 보였으나 '루머에 사서 뉴스에 판다'는 식의 룰이 적용돼 달러화가 크게 강세를 보이진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른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CPI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연준의 올해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증가했지만, 허리케인 하비와 어마 때문에 내년까지 금리를 다시 인상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는 의견도 함께 있어 가격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오는 19~20일(현지시간)에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주시하면서 연준의 기존 경제 전망치를 유지 혹은 수정 여부가 12월 금리 인상에 대한 힌트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삼성선물 금융선물팀은 일일 보고서에서 "달러화가 CPI 예상치 상회로 그동안 부정적이었던 12월 연준의 금리인상 기대감을 높이며 발표 직후 상승했으나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실질 임금이 하락하고 트럼프 정부의 불확실한 정책이 부각되면서 물가 지수 호조에도 불구하고 결국 하락 반전했다"며 "지표는 긍정적이지만 허리케인으로 인한 노이즈가 어느 정도인지는 가을 지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y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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